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겨울의 상징인 함박눈이 아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겨울 어느 날 아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문세의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노래가 감미로운 선율로 우리네 가슴을 파고든다. 그 곡에 잠시 취해 흥얼흥얼 따라 부르다가 문득 지금 ‘나는 행복한가’라는 자문을 해보게 되었다. 또한 어떤 사람이 행복한 사람일까? 라는 의문도 생겼다. 과연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者가 몇 명이나 될까? 노래 가사에는 그 누구를 떠올리면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르짖고 있었는데….
우리도 누군가를 떠올리면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드는 추억의 그 사람이 존재한다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있어야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 그 힘은 희망이라는 친구일 수도 있고 사랑이라는 친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많이 행복할 거라는 희망!
동전의 양면처럼 희망과 행복은 공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희망이 있어야 행복하고, 행복하려면 희망이 있어야 하고…. ‘행복을 생각하는 순간 인간은 불행해진다’는 존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줄곧 행복을 그리고 기다려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불행할 수도 있는 것 같다. 행복을 찾고 기다리기 보다는, 그저 행복이 찾아왔을 때 기꺼이 품어 안을 수 있는 여유와 넉넉함을 준비해두는 것은 어떨까!
인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먹을 때’라는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그저 그 순간 생존하는데 필요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보물찾기처럼 찾으려한다고 반드시 찾아지지 않는 것, 기다린다고 반드시 오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손님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불행하기보다는 당연히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또한 우리는 누구나 자기 몫의 그늘 즉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연습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는데 그냥 열심히 살다보면 어느 날 행복이라는 친구가 옆에 와서 미소 짓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되는 날 우리는 어느 덧 행복의 기술을 터득한 행복의 기술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복잡한 수식 필요 없이 ‘그대 사랑하는 난 행복한 사람’ 노래 가사처럼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