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담스님
밑창이 두꺼운 미제 신발을 권하는 친구가 있었다
처음에 힘들었다
내 두 다리가 허약한가 세상이 이렇게 무거운가
내가 신발을 신는건가 신발이 나를 신은건가
길들은 또 왜 그렇게 멀고도 어두운지
도대체 무겁고 짜증난다
어찌 어찌 이 골목 저 거리를 거닐다보니
신발도 맞고
나도 세상들과 적당히 타협하고 있었다
실은 아직 나는 그 신발을 신고
조금 험한 길도 잘 다니고 있다
이제 와서 어쩔건가
다닌 길 되물릴 수도 없고
길은 아마 그럴 것이다
거리에는 얼마나 많은 모난 돌들이 많았었냐고
그저 피해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세상의 파도타기는
신발이 문제가 아니지 않았냐고
그렇다
처음에는 발이 맞지 않더라도
참아가면서 한세상 적당히 타협하면서
그렇게 신발 맞추듯 그냥
떠돌아볼까 신발은 이제 나의 어엿한 동업자다
아직 다녀보지 못한 길 너무 많은데
저 먼 탕헤르
그곳에는 가죽을 잘 다루는 장인들이 많다는데
그곳에 가서
세상의 길 자세히 물어보면 어떨까
아니면 기왕의 세상 여기까지 왔는데
맨발이면 또 어떨까
저 먼 사막으로
그렇게 끝없이 걸어가는 한마리 낙타처럼
아주 홀가분한 맨발에 짚신 한 켤레면 또 어떨까
신발이 내 사정 알아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