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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찬 체질에 먹는 핫팩, 쑥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봄이 오고 있다.
기후변화로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씨가 잦았는데, 그 속에서도 봄은 조용히 오고 있는 중이다. 봄철에 들판에 나가보면 다양한 싹들이 지상을 향해 머리를 내밀기 시작하는데, 그 중 쉽게 눈에 띄는 식물이 바로 쑥이다.
 
쑥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식물이다. 먼 옛날인 단군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만날 수 있으며, 그때부터 이미 식용이나 약초로 사용되었던 것을 엿볼 수 있다. 환웅이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곰에게 준 것이 바로 쑥과 마늘이다. 굴속에서 이것을 먹고 100일 동안 태양을 보지 말라는 주의를 듣고 끝까지 약속을 지킨 곰은 웅녀가 되었으며 나중에 환웅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단군이라는 설화에서 쑥의 효과를 볼 수 있다.쑥은 녹용 등 값비싼 한약재가 아니면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건강자연식품이다. 굳이 약용이 아니더라도 쑥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주 다양하다. 쑥국 쑥떡 쑥밥 쑥범벅이 있고 쌀가루와 버무려서 시루에 찌는 쑥버무리도 있다. 또 쑥전이라고 하여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져 먹기도 한다. 그 중 이른 봄에 채취하여 끓여 먹는 쑥국은 향이 좋고 맛도 좋아 우리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쑥을 자주 처방하는데, 그 이름을 애엽艾葉이라고 부른다.
애엽은 먹는 핫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가 추울 때 핫팩을 몸에 붙이면 몸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쑥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고 면역력이 향상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이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위장과 간장 신장 기능을 강화해서 복통 치료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추위를 많이 따는 사람이 쑥을 오래 먹으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쑥은 우리 몸의 오장 육부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차고 습한 기운을 제거한다. 즉 전신에 퍼져 있는 냉증을 완화하고 이로 인해 질병치료에 효과적이다. 특히 전신의 차가운 기운 즉 냉증으로 인한 냉대하 생리통 등 자궁질환을 개선시켜주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자주 처방된다. 지혈작용도 있어서 코피가 날 때나 피부가 베였을 때 생쑥을 상처에 붙이면 피가 멈춘다. 쑥은 마늘 당근과 더불어 성인병 예방에 좋은 3대 식물로 꼽힐 만큼 유익한 성분이 많다. 해독 작용이 뛰어나서 황사 방사능 등 오염원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이다. 피를 정화시키고 부족한 피를 보충해주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쑥은 뜸으로 사용한다. 한의원에서 뜨는 뜸은 쑥으로 만든 것이다. 배 아프고 설사 하거나 소화가 안 되거나 아랫배가 차거나 생리통 생리불순 대하 등에 뜸을 뜨고 관절염, 신경통 치료 등 쑥뜸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게 다양하다. 쑥뜸은 시술 부위의 피부표면뿐 아니라 심부 깊숙이까지 온도를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이런 온열효과로 기혈순환을 증가시켜 경혈 및 경락을 활성화해 준다. 내부 장기나 근육에 작용하여 혈류량을 증가시킴으로써 냉증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이처럼 쑥은 건강관리에 이로운 음식이자 약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쑥잎 뒤에 붙어있는 하얀 털이 콧물 재채기 호흡장애 등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직접 채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