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반야행)
시인 / 구룡사 불자
장독대 옆으로
길게 늘어선
선인장 줄기는
어머니의 지난날
보랏빛 아리랑입니다.
한낮이면
들판에 널린
벼이삭 주워
멍석위에 말리시고
저녁이면
산마루에 올라
청솔가지
한 아름 모으시며
아침에 울던
까치소리 반가워
아궁이마다 가득
장작불을 지피시는
어- 머- 니.
살림살이 힘겨워
찾아온 딸에게
뚝배기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내시고
말린 국화菊花잎
베갯잇 속에
넣어주시며
많이 먹고
아프지 말라며
뒤돌아 앉아
눈물 훔치실 때
어머니!
당신의 하늘에는
바람이 불고
흐린 날에도
해와 달과 별들이
언제나 뜨던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