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천당 월하대종사
  조계종 9대 종정
납자(納者)가 묻기를“개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할 때 조주(趙州)는 무(無)라고 대답하셨다.
“없다는 뜻이 무엇인고?”하고 참구(參究)함에 끊임없이 망념(妄念)이 들어오지 못하게‘무엇인고?’
하기를 망심없이 똑바로 고르게 잡고 나가면 처음은 잡히는 화두(話頭)가 고르지 못하고 그림같이 망념이 연방연방 날뛰거든“아뿔싸!”하고 잡을지어다. “무엇인고?…”
3개월쯤 부지런히 잡아 가노라면 일념(一念) 중에 들게 되리니 애써서 의단을 일으키려 하지말고 나가면 숨결이 고르다가 차차 끊어지고 맑고 밝은 광명이 목전(目前)에 나타나 있고 만상(萬相)이 없다가 한 생각이 일어남에 일체만상(一切萬相)이 여래광명(如來光明) 빛으로 지어 있으므로 증득함이니 어찌 환 있으랴.
그러나 환이 있는 그대로 환이 아닌 여래(如來) 몸임을 증득하리니 부지런히 선지식 밑에서 교시중에 나가노라면 망심이 들어 산란과 혼침이 들거든 연방연방 꾸짖어 정신나게 할 지니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되 그것이 무엇인고.
參禪須破祖師旨/ 참선수파조사지
縛虎拏龍寞等閑/ 박호노룡막등한
直得驚天動地去/ 직득경천동지개
此也方得丈夫氣/ 차야방득방부기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의 뜻을 깨뜨릴지니
호랑이를 붙들어 매고 용을 잡으려면 등한히 하지말라.
곧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들어라.
이렇게 하야사 바야흐로 장부의 기세로다.
 
만약 혼침에 빠진 마음이나 산란에 떠도는 마음으로 법문을 듣는다면 비록 백천만겁을 두고 법문을 들을 지라도 조금도 이익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부대중이 이미 운집하여 나에게 굳이 설법하기를 청하니 만약 설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분주를 떠는 것 같아서 부득이 이 자리를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듣는 분들이 듣고 실행하면 일언 일구가 다 좋은 법문이 될 것이요, 듣는 분들이 듣고도 실행하지 아니하면 비록 좋은 법문이라도 헛되게 돌아가고 말것이니, 오직 원컨데 대중은 듣고 실행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니라.
세속 사람들도 말하기를 부모에게 불효함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무후절손(無後絶孫)이 가장 크다고 하였으니, 우리 불법도 또한 그러하여 불자의 몸으로서 부처님의 해명을 이어 전하지 못한다면 이것이 불법중에 큰 죄인이라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해명이란 무엇입니까?
세존이 설산(雪山)에 들어가시어 6년 동안을 앉아동하지 아니하시고, 납월 초여드렛날 새벽 밝은 별을 보시고 견성오도(見性悟道)하시었다 하니 그 때에 세존은 바로 부처의 혜명을 참고하건데 증득하신 것입니다.
(게송)
허공이 땅에 떨어지니 수미산이 무너지고
백노강이 앞을 막아 물새타고 오고 가니
하늘 땅이 웃음치고 용(龍)머리가 분명하여
나날이 새로움이 여래광명(如來光明) 삼매로다.
부처님과 중생들이 다름이 없게 되었네 하시니
하늘 위나 하늘 아래 유아독존이 분명하다.
곳곳에서 모인 보살 환희심에 하신 말씀
본디부터 원통인데 앞이 가려 몰랐었다.
설법듣고 뱃사공을 찾았으니
서강수를 건너기에 힘을 모아 정진하리.
너도 나도 어서 알려 한 배에 몸을 싣고
남김없이 인도하니 이렇게 노력하면 부처응공 안 잊으리라.
제석천왕 순래하여 선악을 가리려다
허공을 지나 대지를 보고
서강수에 고기잡이 어부의 낚시 끝에 분명히 들어나다.
하늘 용왕 신선들이 비가 내린 영축봉에
법찰을 지어놓고 통도사라 이름 짓고
이곳에 모셨었다.
청포장삼 걸쳐 입고 진주고을 나타나니
단풍이 얼거지게 너나없이 비를 맞아
곳곳에 물이 모여 청동옥에 담아지고
대지가 없는 장에 소를 몰고 썩나서니
광풍이 오고가니 참나무도 끝이 없게
청동오리 날아들어 늙은이 잠이 깨어
물가운데 달을 보고 나무가지 촉이 남을
너나없이 보고가니 서천국 시민되네.
비가 내리어 고인 몸이 청풍이 건들불어
청나라 중생되니 노부모가 있는지라.
초나라에 뜨는 달을 밤하늘에 달아 놓고
길 못찾는 중생없게 앞 뒤를 밝히시다.
청산은 푸르오고 오곡이 무성하야
부모 봉양 이루었으니
걱정 근심 흩어지다.
만첩 산중 소쩍새는 보리고개 심어오고
맑은 하늘에 오른 구름 비바람을 내리우다.
- 불기 2534년 9월 법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