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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피로 증후군

문상돈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 원장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봄이 왔다. 겨울 동안 추위에 잔뜩 움츠렸던 나뭇가지에도, 들판의 새 들에게도, 그리고 인간에게도 봄은 왔다. 이 시 기에는 기운이 위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듯 한 다고 해서 서양에서는 봄을“스프링”이라고 한 다. 새싹이 힘차게 대지를 박차고 나오고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유독 인간 세상에는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수시로 엄습하는 피로감 때문에
식욕이 없고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변비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어깨와 뒷목이 항상 뻣뻣하고 두통이 끊이지 않는다. 충분히 자고 휴식을 취해도 이런 증세가 사라지지 않고 무기력하고 우울해진 다. 유명한 한의원에 가서 보약을 먹어보기도 하 고 피로회복제와 영양제, 비타민제를 비롯해서 온갖 건강식품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

만성피로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들은 6개월 이상 매일 존재하거나 매달 재발해야 하고, 피로 가 나타난 이후에 생긴 것이어야 한다. 6개월 이 상 지속되는 피로로서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고 피로가 생겼거나 시작 시기가 명확하고, 피로가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아무리 잘 쉬어도 피로가 없어지지 않는다. 단순한 피로 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상황이 심각해 진다. 이러한 정도의 증상을 가지면 만성피로증
후군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이외에도 두통, 수 면장애, 우울증이나 불안증은 물론 근육통, 변비 와 설사, 알레르기, 잦은 감기, 손발 저림, 저혈 당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에는 심한 생리전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증상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면 피로감 때문에 직장에 다 니는 것도 학교를 다니는 것도 힘들어진다. 정상 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 가 없다. 혈당, 혈압 같은 검사 수치로 진단을 내 릴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피로감”이라는 지극 히 주관적인 증상으로 질병의 발생 여부를 판단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만성피로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잘 못된 식습관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는 만 성피로의 가장 큰 원인이다. 신체는 스트레스를받으면 신체 각 부분이 예민해지면서 근육이 경
직되고 혈액순환이 느려진다.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신체 곳곳까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각 기관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혈액 순환 장애는 영양의 공급에 차질을 빚을 뿐만 아 니라 각종 노폐물과 독소 제거도 원활하게 이루 어지지 못하게 만든다. 당연히 신체기관의 피로 감이 가중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질병에 걸 리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원기저하로 인한 허증(虛證)과 간 기능의 저하와 장의 배설작 용이 원활하지 않아서 오는 실증(實證)으로 분류 하여 치료한다. 원기가 약해져서 초래되는 만성 피로증후군의 경우에는 흔히 생각하듯이 기와 혈 을 보완하는 보약을 복용하면 매일매일 증상이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20~30년 전부 터는 과잉 영양 상태가 많아 허증성 보다는 실증 성 만성피로증후군이 훨씬 많다. 즉 속에 부족한 것을 채워서 치료하는 것보다 오히려 체내에 과 잉 축적된 영양물질을 비워주고 정화해 줘야하는 실증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 서는 안 된다. 이런 실증성 환자가 피로를 개선할 목적으로 보약 같은 허증성 약물을 복용한다면 증상이 별로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없을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실증성 환자가 필요이상의 영양과잉으로 인하여 간의 해독능력과 장의 독소 배설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독소가 많이 쌓여 혈행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데, 스트레스까지 받으면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실증성 만성피로증후군 을 치료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간과 장의 해 독과 배설 기능을 북돋아주는 치료로 간과 장 기 능을 회복시킨 후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키는 데 좋은 처방을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면 적절한 활동과 운동을 하는 게 좋다. 특히 실증성인 경우에는 반드시 운동이 선행되어야 하며,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운동을 통하여 스트레스 역 치를 올려줘야 한다. 그래야만 직장 등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받아야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 력을 높일 수 있다. 또 평소 감정을 느끼는 대로 표현 해서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