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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엄마이야기

최선옥
구룡사 신도

햇볕이 따스하고 포근하다.
곧 새싹이 돋아나고 꽃도 피겠지!
엄마가 90세 되던 해, 꽃 피는 것을 못 보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벌써 5년, 엊그제가 엄마 제사였다.
꿈속에서라도 엄마를 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엔 영 안보여 주신다.


그리움에 엄마가 생전에 하신말씀을 되뇌어본다.
엄마는 어렸을 때 친구로부터 글자를 배우게 됐는데, 외할머니께선 ‘여자가 살림 잘하고 길쌈 잘하면 되지 글자를 알면 팔자가 사납다’ 하시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야단을 많이 치셨다고 한다.
엄마는 외할머니의 눈을 피해가며 아무도 모르게 달밤에 나와 마당 땅바닥에 숯덩이로 ‘가갸거겨’를 그리며  한글을 익히셨고, 그 후 글을 모르는 아낙네들의 편지를 대필해 주셨다고한다.
아버지가 편지를 쓰실 때 엄마가 ‘어이구 글씨가 그게 뭐유, 내가 써줄까유?’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말년엔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책을 보시며 밤낮 짬만 나시면 《법화경》 사경을 하셨다.
연세가 들수록 잠이 없어져 고생하셨는데, 우리집에 오셨을 때  시아버님이 《법화경》 사경하시는걸 보시고 엄마도 불경사경을 하시게 됐다.
종교가 같아서인지 우리엄마랑 시아버님은 친근하게 지내셨다. 88년 올림픽 폐막식 구경을 두 노인네가 가셨었는데, 시아버님이 우리엄마를 잃어버릴까봐 신문을 돌돌 말아 끝과 끝을 맞잡고 다니셨는데….


엄마가 보고파질 땐 난 엄마가 써놓으신 《법화경》을 꺼내본다.
엄마 손으로 시원시원하게 써내려온 글씨를 보면 엄마 품속같이 포근함을 느낀다.
나도 나의 이야기를 쭈우욱 써 놓으면 내 노후에 밤잠이 안 올 때 꺼내보면 좋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오늘은 문득 엄마 말년의 모습이 떠오른다.
머리엔 하얗게 서리가 내리었고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에 동동 매달린 비녀, 얼굴엔 검버섯이 제 자리인양 버티며 앉아있고, 입속의 예뻤던 치아는 어디로 갔는지 틀니가 자리 잡고, 몸은 앙상하시어 뼈와 가죽만 남았던 엄마!!!
쪼그라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와 하늘의 달을 쳐다보면서 울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난 하루에도 몇 번씩 목이 메어왔었다.
엄마가 다니시던 광천 오서산의 정암사에서 천도재를 올린 후 꿈속에서 엄마를 만났다.
큰 시누이하고 둘이서 금강산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큰 시누이가, ‘어! 주화 외할머니시네?’ 해서 뒤돌아보니까 정말 우리 엄마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시고 계셨다.


나는 깜짝 놀라서, “엄마를 얼마나 찾아 헤맸는데, 왜 여기 있어?” 하니까 엄마는 “나는 여기가 참 좋아! 그전에는 마음고생이 참 많았는데, 여기서 잘 살고 있으니까 엄마 걱정은 하지마라!”


꿈속에서라도 좀 길게 대화를 나눴으면 좋았으련만 잠깐 사이에 꾼 꿈이었다.
우리 엄마가 막내딸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내 꿈에 보습을 보여주셨나 보다.
생전엔 화장을 한 번도 안하셨는데 곱게 분단장하시고, 금비녀에 비단옷을 입으신 엄마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셨다.
꿈속에서라도 엄마 모습 자주 좀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엄마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너무 많은데….
오늘따라 엄마가 무척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