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 원장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 우리가 기다리는 봄이지만 다 좋음이 아닌 것은 특히 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돌연사가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등산을 갔다가 흉통이 생겨 갑자기 쓰러졌다거나 밤늦도록 야근을 했던 직장 동료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는 등 주변에서 돌연사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미리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혈관질환으로, 한국인 3명 중 1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뿐만 아니라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밤새 유지했던 체온을 차가운 아침공기에 빼앗기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이처럼 봄철에 협심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겨울 동안 체내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겨우내 운동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시작한 운동이나 과로가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몸속 구석구석까지 뻗어 있는 혈관을 모두 연결하면 대략 10㎞에 달한다. 지구 두 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길이다.
심장은 혈관이 좁아지고 단단해져도 항상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펌프로써 쉬지 않고 일한다. 하지만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심장이 위협받게 된다. 심근경색, 뇌경색도 혈관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 것이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정상보다 좁아져 있는 사람은 혈류가 감소하고 혈관 안에 피떡(혈전)이 잘 생겨 심근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환절기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거나 관상동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높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깨끗한 혈액과 함께 잘 뚫린 혈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뇌출혈 역시 간단히 말하면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일어나는 혈관사고다. 일반적으로 심근경색, 뇌졸중은 심장과 뇌에 이상이 생겨 발병했다고 생각하지만 심장과 뇌는 잘못이 없다. 모든 잘못은 혈관에 있다. 돌연사는 스트레스나 바쁜 일상, 과식 등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혈관의 노화가 촉진됐기 때문이며 혈관의 노화는 혈관이 단단해지는 것으로 30대에서도 연일 밤샘을 하거나 과로할 경우 혈관이 노화돼 급사할 수 있다. 혈관의 노화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같은 생활습관병을 갖고 있는 사람에서 혈관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20세 이상 높게 나타날 수 있다. 평소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심근경색 등의 혈관사고로 돌연사하는 것도 혈관의 나이와 무관하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혈관은 탄력을 잃고 조금씩 단단해진다. 여기에 과식이나 과음, 운동부족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이 이어지면 혈액을 탁하게 만드는 혈전이 늘어나고, 혈전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커져 혈관을 막게 된다. 혈관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노화된다. 과식이나 기름기 많은 식습관도 혈액을 더럽히고 이는 혈관의 노화로 이어진다. 끈적끈적하고 점도가 높아진 혈액은 식습관을 올바르게 바꿔주면 샘물처럼 깨끗하게 회복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탁한 혈액이 맑아질 수 없고 장기간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서 가능하다. 깨끗한 혈액과 매끈한 혈관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운동과 함께 올바른 식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걷기 자전거타기 등 자기의 체력에 맞는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인스턴트식품, 식용유가 많이 들어간 튀김 종류, 삼백식품(설탕 흰밥 밀가루), 탄산음료 등은 피하고 청국장 된장 등 우리 고유의 발효음식이나 신선한 야채를 섭취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