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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 케마의 출가

한애경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남부총괄팀장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후 6년이 지난 어느 날 라자가하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입니다. 당시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신심이 매우 깊었습니다. 빔비사라왕은 부처님을 만나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며 틈이 날 때마다 친족과 대신들을 거느리고 죽림정사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왕비와 왕자들에게도 부처님께 귀의할 것을 늘 권유하였습니다.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에게는 세 명의 왕비가 있었습니다. 첫째 왕비는 마하꼬살라의 딸이자 빠세나디왕의 누이인 웨데히였는데, 그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가 아자따삿뚜였습니다. 둘째 왕비는 웨살리를 중심지로 한 왓지연맹 릿차위족의 쩨따까왕의 딸 ?라나였습니다. 그리고 셋째 왕비는 맛다국 사갈라의 공주 케마였습니다.
그런데 이 세 명의 왕비 중에 끊임없는 빔비사라왕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죽림정사를 찾지 않는 왕비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황금빛 피부를 가진 셋째 왕비 케마였습니다.
케마는 미모가 빼어났는데, 그 미모만큼이나 교만하기가 그지없었으며 부처님을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빼어난 미모로 인해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사랑이 영원하리라 믿었던 케마에게 인생은 즐겁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죽림정사를 다녀온 여인들의 노랫소리를 들었습니다.
‘다음에 가보리라 미루지 마셔요. 때가 지나면 다시 기회가 있을까요. 사랑스런 케마여, 당신 혼자 남았네요. 천상에서 꽃놀이 하던 아리따운 천녀들도 향기 좇아 내려오는 인간의 동산 어서 가보셔요. 그 대숲으로…’
케마는 그 노랫소리에 슬그머니 죽림정사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을 만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꾀를 낸 케마는 승가의 대중이 모두 걸식을 나간 아침 시간에 몰래 동산을 찾았습니다.
꽃과 과일나무 연못과 풀들이 조화를 이룬 죽림정사는 평화로웠으며 바람이 실린 꽃향기와 새들의 지저귐에 취해 정사 깊이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케마는 뜻밖의 장면에 깜짝 놀랐습니다. 라자가하 거리로 걸식을 나갔으리라 여겼던 부처님이 정사 한가운데 앉아계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더 놀란 것은 그동안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 보다 더 예쁜 여인이 부처님께 예배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케마는 넋이 나간 채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케마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부처님께 공손히 부채질을 해드리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던 케마였으나 그녀 앞에 서자 자신은 늙은 원숭이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쩜 저리 아름다울까?”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놀랄 만한 일은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고운 비단 같던 그녀의 살결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삼베처럼 거칠어지고 도톰하던 눈두덩이 꺼지면서 별빛처럼 초롱초롱하던 눈동자가 뭍에 올려진 생선처럼 백태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잘 익은 복숭아처럼 볼그스름하던 얼굴은 점점 주름이 잡히더니 늙은 원숭이 피부처럼 늘어지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던 까만 머리카락은 늙은 돼지의 털처럼 뻣뻣해지더니 뚝뚝 부러져나갔습니다.
허리가 굽고 뼈마디가 불거지고 이가 빠지고 성글성글한 흰 머리카락을 겨우 추스르는 할머니가 되어 몸도 채 가누기 힘들 지경이 되었습니다.
케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러한 케마에게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왕비여, 자세히 보십시오. 케마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지혜의 눈이 없는 장님 같은
이들은 이 육체의 아름다움을 아끼고 찬탄하지만 이 몸은 쉽게 늙고 병들며 무너집니다. 화려한 옷과 향기로운 분으로 덮고 가리지만 아홉 개의 구멍으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오물들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무너지지 말라고 아무리 애써도 그것은 무너지는 것입니다. 아름답다고 아무리 되뇌어도 그것의 본성은 아름답지 않은 것입니다. 그와 나의 육체를 사랑해 보듬지만 그 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슬픔과 두려움과 고통입니다.”
그동안 케마는 대왕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빳빳이 목을 세우고 왕궁을 거닐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늘어가는 속살의 주름이 늘 두려웠던 케마는 부처님의 말씀에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왕비여, 그곳에 휴식은 없습니다. 케마여, 이곳에서 쉬십시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아 육체에 대한 집착과 갈애를 버릴 때 마음은 고요해지고 편안해집니다.”
케마는 일어나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하였습니다.
“어리석은 저는 말씀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를 가엾이 여겨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왕비여 벗어날 길을 찾으십시오. 케마여, 지혜를 닦으십시오. 당신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 보기 좋다고 여기는 것 거기에 아름다움은 없습니다. 원래 없습니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떨치고 자세히 보십시오. ‘나’와 ‘너’가 실재하는 것이라 생각해선 안 되며 ‘나’와 ‘너’를 비교해서도 안 되며 그로 인해 교만심을 일으켜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행동과 말씨와 마음가짐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예의를 갖추십시오. 공손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마음 속 교만을 버리십시오. 그러면 고요하고 편안한 열반에 곧바로 도달할 것입니다.”
케마는 자신의 교만을 참회하고 붉은 연꽃 같은 부처님의 두 발에 진심으로 머리 숙였으며 죽림정사를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은 평화로웠습니다. 왕궁으로 돌아온 케마는 낯선 집을 찾은 손님의 발걸음으로 조심조심 왕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대왕께서 허락하시면 저는 부처님 교단에 들어가 비구니가 되고 싶습니다.”
예전 같지 않은 모습에 놀란 빔비사라왕은 왕좌에서 내려와 왕비의 손을 잡았습니다. 철부지 아이처럼 응석을 부리고 대신들 앞에서도 언성을 높이던 케마였는데, 그런 그녀가 하녀처럼 고개를 숙이고 낮은 소리로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소?”
왕비 케마는 죽림정사를 찾았던 일을 왕에게 자세히 말하였으며 그런 뒤 재차 무릎을 꿇고 간청하였습니다. 빔비사라왕은 눈을 감고 한참을 생각한 후 케마에게 말했습니다.
“케마여, 당신의 출가를 허락합니다.”
영특했던 그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빨리 성취할 수 있었으며 날카로운 지혜를 지닌 케마를 부처님께서는 ‘비구니 제자 가운데 제일가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그 후 최고의 세력을 자랑하던 마가다국의 왕비가 비구니가 되고 그녀의 출가로 라자가하 여인들의 출가가 잇따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무감각하게 아무런 고마움도 모르고 마음 놓고 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 죽음은 우리 앞에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더 늦기 전에 거룩한 부처님과 가르침에 진심으로 귀의하고 기도 정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