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설탕에 중독되면 나중에 후회할 만큼 온갖 질병에 걸린다. 중독이 되면 예상하지 못한 질병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에 설탕이 들어가고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기 때문에 알면서도 단기간 내에 설탕 소비를 줄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식당 등 밖에서 사먹는 사람들은 건강보다 입맛을 위주로 조리된 음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설탕을 훨씬 더 섭취하게 된다.
설탕에 노출되면서 젊은 세대에게서 질병발생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커피전문점에서 시럽이 잔뜩 들어간 달달한 커피를 손에 달고 사는 탓에 20, 30대들의 당뇨병 발병률이 늘고 있다. 육류나 인스턴트식품 등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이나 초콜릿이나 튀김 등 열량이 많은 음식을 즐겨먹으면 당뇨병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다.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불리는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발병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을 만큼 건강과 음식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건강의 기본은 잘 먹고 잘 자고 배설이 시원하게 잘되면 그만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먹는 양은 많은 반면 운동이나 활동을 통해서 체내 소비하거나 대소변이나
땀 호흡으로 체외 배설하는 양이 섭취량보다 작아 결국에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대사증후군을 불러오는 것이다. 특히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설탕의 유해성에 대해서 익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는 대부분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단맛이 나지 않으면 당질이 많지 않다고 여기거나 설탕은 해로워도 꿀은 괜찮다고 믿는 식이다. 또 매운 음식을 먹으며 그 속에 포함된 다량의 설탕의 존재를 간과하기도 한다.
설탕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한다. 따라서 설탕을 섭취하면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켜서 일시적인 행복이나 만족감을 느끼게 되므로 불안하거나 짜증이 날 때 몸은 저절로 달콤한 음식을 찾게 된다.
단맛이 강한 음식을 먹었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한 결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는
뇌 부위가 활성화하는데, 이러한 양상은 약물중독자가 마약을 복용하거나 흡연자가 담배를 피울 때 나타나는 뇌 현상과 동일하다고 한다.
어떤 젊은 여성이 한창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던 시절 머리가 띵할 정도로 달콤한 컵케이크에 목을 맸던 경험이 있는데, 이 여성은 예전엔 달콤한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먹지도 않았던 편이었다고 한다. 달콤한 음식을 찾는 까닭은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감을 설탕이 함유된 케이크를 섭취함으로써 만족감을 촉진시키려 하는 인체의 자연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설탕은 마약이나 담배만큼 무섭다고 말한다.
설탕중독은 생체 항상성을 깨고 점점 더 많은 설탕을 원하게 되기 때문에 마약같이 중독성이 강해 절제가 쉽지 않다.
단음식에 빠져서 비만 당뇨나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까지 초래한 사례를 임상에서 여러 차례 보았다. 설탕중독은 그 증세가 심해질수록 몸에서는 더욱 많은 당분을 요구하게 되고 나중에는 불안하고 짜증나는 기분을 이기지 못해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쉽게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설탕중독인 환자들은 물 대신 청량음료나 단 음료를 즐겨 찾고 간식을 자주 먹거나 식사 후 단맛의 간식을 좋아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거나 단 음식을 먹지 않으면 집중이 안 되고 무기력하거나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또 누가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 금세 먹고 싶어서 참기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처럼 무서운 설탕중독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것부터 고치면 된다.
즉 외식을 줄이고 과자나 인스턴트음식만 끊어도 설탕중독을 방어할 수 있는 기본이 될 수 있다. 처음부터 욕심내서 한꺼번에 설탕을 전부 제한하기보다는 한 가지씩 선택해서 꾸준히 바꾸어가는 것이 좋은데, 예를 들어 당이 많이 들어간 간식과 음식을 한 가지씩을 줄이고 가공되지 않은
채소나 곡류로 대체하는 방법이 좋다고 본다. 단음식이 당길 때는 간식 대신 아몬드나 땅콩 등 견과류를 하루에 5~10알정도 섭취해도 된다. 또한 음료수나 캔디, 당도 높은 과일이나 주스, 도너츠, 초콜릿, 과자 등 단맛이 계속 당기면 과일을 소량 섭취하는 것도 좋다.
스스로 중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경우에는 위장 기능을 개선하고 설탕에 대한 심리적 기아감을
억제시켜주는 한방해독요법을 통하여 치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