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석
여래사 불자, 법무법인 대호 송무실장·jang-kswi@hanmail.net
1. 증거의 필요성(가장 훌륭한 변호사는 증거이다.)
재판은 구체적 사실관계를 소전제로 하고, 법규의 존부와 해석을 대전제로 하여 3단 논법의 논리 끝에 권리관계의 존부를 도출하는 결론을 내리는 것인데, 이 구체적 사실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간에 다툼이 있을 때에는 증거에 의한 확정이 필요하다.
재판에 있어서는 법률의 해석이나 적용보다 증거에 의한 사실확정 문제로 승패가 좌우되는 일이 많아 “가장 훌륭한 변호사는 증거이지 전관 변호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즉, 증거가 부족하면 민사분쟁에서는 이기기가 어려운 실정이며, 이를 능가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우선 증거가 확보된 후 법리의 도출이 필요한 것이다.
증거의 수집 및 확보는 증거없는 허점을 노리는 자나 기억 못하는 채무자에 대한 대비책인 동시에, 분쟁의 사전예방책이 된다. 또 위증이나 문서 위조 등 증거조작에 의한 진실왜곡의 방지도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증거의 확보(필요하다면 증거로 쓰기 위한 전자데이터를 찾아서 저장하여 확보할 필요가 있다.), 소극적으로 상대방의 증거조작의 방지가 소송에서의 경쟁력인 것이다.
2. 계약체결시 유의사항(증거확보를 위한 노력)
증거 중 가장 중요하고도 일반적인 것이 계약서이다. 왜냐 하면, 당사자 쌍방이 처음 계약할
때 명확하게 해 놓지 않으면 분쟁의 씨앗이 싹트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한 증거보전을 위해
어떤 계약을 할 때는 반드시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현명하다. 계약은 당사자 쌍방이 자유롭게 체결할 수 있으며 어떤 특별한 방식을 요하지 않는다(계약자유의 원칙).
가. 계약서의 기재사항 : 계약서 작성은 특별한 방식을 요하지 않지만, 계약 당사자, 계약 내용, 계약 성립 연월일, 계약 당사자의 서명날인은 반드시 기재하여야 한다. 특히 계약 내용은 후일 분쟁이 없도록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나. 신분확인 및 대리인이 계약을 체결할 경우 : 계약 당시 본인인지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고 대리인이 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본인으로부터 계약서의 작성권한을 위임받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는 일 중 부동산임대차 계약을 할
때 부동산소유자(또는 임대인) 대신 처나 자녀가 계약을 체결할 경우, 또한 임대인이 해외에
있어 임대인 가족이나 친척들이 대리할 때, 관리인이 대리할 때, 임차인(세입자)은 반드시
대리인이 계약서 작성권한을 위임받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경우, 임차인은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하고 그 사본 1통과 대리인의 신분증을 복사하여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 계약서 수정시 주의사항 : 계약서를 작성하다 틀린 부분을 정정하려면 틀린 부분을 선으로 긋고 계약 당사자 모두가 정정인을 찍은 다음 ‘난 외 몇 자 정정’이라고 기재한다.
라. 계약내용을 변경할 경우 : 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계약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 변경내용에 대한 확인서나 합의서 등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마. 계약은 일정한 기일에 철회할 수 있다 : 일상생활에 많이 접하는 계약 중 하나인 할부나 리스계약의 경우 관련 법률에서 정하는 기일 내에 철회를 할 수 있고(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할부거래에관한법률, 여신전문업에관한법률 등), 금융거래의 경우 해당 일반약관, 또는 각 계약서에서 정하는 철회의 기일 등이 있는데, 그 기일 이전에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이 때 철회의 의사표시는 내용증명 등 증거를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3. 증거의 종류
계약서, 처분문서(차용금증서 같은 것) 등 문서가 없는 경우에 다음과 같이 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의 힘을 빌리거나, 다른 직접 또는 간접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다음과 같은 증거가 확보될 수 있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가. 증인(민사소송법 제303∼332조) : 당사자 외 제3자 즉 당사자, 법정대리인 및 당사자인 법인 등의 대표자 이외의 자는 모두 증인이 될 수 있다(법 제367조, 제372조, 제64조). 증인은 과거의 경험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지 증인의 의견이나 생각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다. 한편, 증인은 법관 앞에서의 구술신문이 원칙이나 증인진술서의 제출(규칙 제79조), 구술에 갈음한 서면진술(법 제310조), 그리고 공증인법상의 선서인증서(공증인법 제57조의 2)에 의할 수도 있는데, 실무적으로는 인증진술서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나. 감정(법 제333∼342조) : 법관이 모든 지식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지식이나 자격을 갖춘 자에게 그 지식을 이용한 판단을 법원에 보고하게 하여 법관의 판단능력을 보충하기
위한 증거조사 방법이다. 실무상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회계·의료·각종 사고·토지 등 부동산 등의 분야이다.
다. 검증(법 제364∼366조) : 백문불여일견이란 말과 같이, 법관이 직접 사물의 성질과 상태를 검사하여 그 결과를 증거자료로 하는 증거조사이다. 주로 토지·가옥·사고현장·상처·사고차량·공해장소, 그 밖의 것이 검증물인데, 검증은 감정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라. 문서제출 등의 신청 : 입증을 하고자 하는 자가 문서(서증)를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경우에 그 문서를 직접 제출하면 되는데(법 제343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문제가 된다.
(1) 문서제출명령(법 제344∼347조) : 소송의 상대방 또는 제3자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입증하고자 하는 자가 법원에 신청한 후 법원이 심리하여 결정하는 절차를 취한다. 동영상 파일은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대법원 2010. 7. 4. 선고 2009마2105 결정).
 실무적으로는 문서제출명령과는 별도로 과세자료제출명령(국세청 대상, 국세기본법 제81조의
12 제1항)이나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금융회사 대상,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등이 활용되고 있다.
(2) 문서의 송부촉탁(법 제352, 353조) : 문서제출명령과는 별도로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를 보내도록 촉탁할 것을 신청함으로써도 입증하는 방법이 있는데, 법원으로부터 문서의 송부를 촉탁받은 사람 등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협력하여야 한다.
주로 관공서가 보관하는 문서에 대하여 실무적으로 활용도가 높다.
(3) 사실조회(법 제294조) : 증거에 있어 특정 개인, 단체 또는 기관 등이 전문적이고 특수한 분야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을 조사촉탁의 방법에 의하여 조회하는 것을 말한다, 조사촉탁에 그치지 않고 업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보관중인 문서의 등본이나 사본도 송부 촉탁하게 할 수 있다.
마. 증거보전(법 제375∼384조) : 소송절차 내에서 본래의 증거조사를 행할 기일까지 기다리자면, 그 증거방법의 조사가 불가능하거나 또는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 본안의 소송절차와는 별도로 미리 증거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확보하는 부수절차이다.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이 결정한다.
바. 그 밖의 증거 : 디지털 증거 등
민사소송법은 증인·감정인·문서·검증물·당사자본인 등 5가지 증거방법 외에 「도면·사진·녹음테이프·비디오테이프·컴퓨터용 자기디스크, 그 밖에 정보를 담기 위하여 만들어진 물건으로서 문서가 아닌 증거」도 증거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374조).
도면이나 사진은 재래식 뿐만 아니라 영상 도면이나 사진도 포함된다(규칙 제120조 제3항).
문자정보는 컴퓨터용 자기디스크·광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문자정보를 증거자료로 하는 경우에는 읽을 수 있도록 출력한 문서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규칙
제120조 제1항). 음성이나 영상물은 그것들을 재생하여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데, 디지털 시대에서는 다양한 증거방법이 가능한 것이다.
(참고) 몰래 녹음한 녹취록도 효력이 있다.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그 녹취록에 대하여도 증거력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우리 법원은 그 증거채택 여부는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며, 당사자가 부지로서 다투는 서증에 관하여 거증자가 특히 그 성립을 증명하지 아니한 경우라 할지라도 법원은 다른 증거에 의하지 아니하고 변론 전체의 취지를 참작하여 자유심증으로써 그 성립을 인정할 수도 있다고 하여 몰래 녹음한 녹취록에 대하여도 증거력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9. 5. 25. 선고 99다1789 판결, 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12070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713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