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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과 글 읽기
문상돈
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 원장

책을 읽는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입으로 소리를 내거나 머릿속으로 음을 생
각하며 또박또박 읽는 음독법(音讀法)과, 발성
과 조음을 차단하고 의미단위 덩이로 개념을
정리해가면서 빠르게 뇌로 읽는‘브레인 리딩
(Brain Reading)’이 그것이다.
음독법은 글자를 처음 배울 때 생긴 습관이
다. 성장기에 책을 많이 읽으면 글 읽는 방법
이 서서히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여 음독이 줄
어들고 자연스럽게 의미단위 덩이로 읽게 되
며 글 읽는 속도도 빨라지기 시작한다. 음독법
에서 브레인 리딩법으로 바뀌는 것이다.
글 읽는 속도란 바꿔 말하면 글을 이해하는
속도 즉 문자정보 처리 속도이므로 글 읽는 속
도가 느리다는 것은 두뇌의 문자정보 처리능
력이 떨어진다는 뜻이 된다.
똑같은 시간을 공부했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지식이 쌓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지식이 쌓이
지 않는 원인의 상당부분도 여기에 있다. 학습
정보를 두뇌에 입력시키는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글자를 아는 아
이라면 누구나 똑같을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
다. 뜻밖에도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아이
들이 많다. 많은 아이들이 입으로 중얼중얼 소
리 내어 읽거나, 속 발음을 하면서 읽는다. 또
한 손가락을 짚으며 읽거나 온통 밑줄이나 동
그라미를 쳐가며 읽고, 읽던 글줄을 놓치고 이
미 읽은 곳을 몇 번씩 다시 읽는 등 극히 미숙
한 독해 패턴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흔히 독서는 눈이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
으나 실제는 뇌가 하는 것이다. 눈은 단지 문
자기호의 채집단계에서 눈과 귀의 협동 작업
을 통해 뇌로 보내는 역할의 한 부분을 담당
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글 읽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두뇌의
문제라기보다 눈과 귀의 정보처리 미숙 때문
이다. 눈과 귀가 협동 작업을 통해 문자기호를
채집하고 뇌로 입력하는 기능이 미숙한 결과로
글 읽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그러므로 눈과
귀의 활동성과 협동 작업능력, 정보처리 패턴
만 교정하면 누구라도 읽기 능력이 개선될 수
있다.
읽기가 미숙하거나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
어 지 는 것 을 난 독 증 이 라 한 다 . 난 독 증
(Dyslexia)이란 단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단어이고 설사 알고 있다고 해도 책을
읽지 못하는 것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히
책을 못 읽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감각정보를 받아들이는 청각, 시각, 촉각 등
신경학적 정보처리 기능의 문제로 나타나기 때
문에‘읽기가 힘들다,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주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순차적 정
보처리능력이 떨어진다. 운동 표현능력이 떨어
진다.’등의 학습장애가 모두 난독증에 해당될
만큼 포괄적인 범위를 형성한다.
난독증에 해당되는 대부분의 아이는 IQ는
정상 범위에서 떨어지지 않지만 학습 상황에서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습을 듣
기학습(좌뇌학습), 보기학습(우뇌학습), 하기학
습(우뇌학습)으로 구분한다면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은 탁월한 보기 학습법을 갖고 있기 때
문에 그림, 도형을 보는 작업은 뛰어나다. 그
러나 단어를 소리 내어 읽는 대신 눈으로 보고
외우려는 경향이 있어서 읽기 능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어릴 때 독서습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
여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읽기와 관계된
정보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어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읽기를 강요하는 것도 아이에게 도움
이 되지 못한다. 아이가 읽기를 싫어하거나 미
숙하다면 읽기와 관계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세한 검사를 통하여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