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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좋은 이익을 잃지 않는 삶

편집부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지 20년쯤 지난 어느 날 왕사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었다.
“여러 비구들이여,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능히 나를 위해서 십이부경十二部經을 받아 지니고 좌우에서 필요한 일을 공급하여 주며 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그때 신통재일神通第一인 목련존자目連尊子가 선정에 들어서 부처님의 의중을 살펴보니 부처님께서는 사촌동생인 아난阿難에게 마음이 있음을 보셨다. 그래서 십대제자들과 함께 아난을 찾아갔다.
“아난존자여, 스님은 내 말을 듣고 부처님을 모시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오.”
이에 아난이 대답했다.
“일이 그러하다면, 부처님께서 나의 세 가지 청을 들어 주시면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그 세 가지란, 부처님께서 설사 낡은 옷을 주셔도 저는 받지 않을 것이며, 부처님께 시주가 별청을 하였을 때에 따라가지 않을 것이며, 저의 출입에 일정한 시간이 없음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난은 부처님의 사촌동생이다. 따라서 부처님 옆에 있으면 옷을 입더라도 좋은 옷 얻어 입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생각을 할 것이며, 부처님께서 시주 집에 별청이 있게 되면 평상시의 공양보다 진수성찬이 차려질 것이기에 그 자리는 안가도 용서를 해주고, 시자로서 부처님을 제대로 보필할 수 있도록 시간과 경계의 제약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아난을 이렇게 칭찬하셨다.
“지혜가 구족해서 미리 혐의 입을 일을 보았도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너는 의식주를 위해서 부처님 시중을 드느냐?’고 의심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먼저 낡은 옷일지라도 받지 않고 별청에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아난은 지혜를 구족하였으니 들고나는 시간이 한정되면 사부대중을 위하고 사부대중의 이익을 구하는 일을 널리 지을 수 없으므로 출입하는 시간이 제한되지 않기를 구하는구나.”
그렇게 해서 아난이 부처님을 시봉하게 되었는데, 아난은 처음 약속한 세 가지를 단 한 차례로 어긴 적이 없었다. 이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아난을 칭찬하신 것으로도 입증이 된다 할 것이다.
“아난은 여덟 가지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을 구족하였다. 한 번도 별청에 따라가지 않았고, 한 번도 나의 헌 옷조차 받은 적이 없고, 나를 시봉한 이후로 수시로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때 아닌 때에 나에게 온 적이 없었으며, 내가 왕이나 장자들을 만날 때에 그런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번뇌를 구족한 일이 없었다.
아난은 여덟 가지 불가사의한 일이란 첫째, 나의 시봉이 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신도의 집에 별청으로 따라가지 않았다.
둘째, 나의 낡은 옷일지라도 단 한 가지도 받지 않았으며, 셋째, 단 한 차례도 때가 아닌 때에 나를 찾지 않았다.
넷째, 지체 높은 사람, 돈 많은 부자들을 만나도 절대 탐욕을 내지 않았으며, 다섯째, 나의 법문을 받아 지니되 한 번 들은 것은 다시 묻지 않고 마치 병에 든 물을 다른 병에 붓듯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기억했다.
여섯째, 아난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는 지혜인 타심통他心通을 얻지 못했음에도 내가 선정에 드시는 것은 항상 알아서 결코 방해하지 않았으며, 일곱째, 소원대로 할 수 있는 지혜인 원혜지를 얻지 못했어도 사문의 네 가지 과보인 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으며, 인과를 믿고 윤회를 부정하지 않았다.
여덟째, 아난은 언제나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모두 알고 있었다. 이처럼 아난은 여덟 가지의 부사의한 일을 구족했다.”
아난이 부처님을 시봉하듯, 우리 모두는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만나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 그들과 더불어 좋은 이익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