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시봉이야기 그 후’ 보완한 ‘최종판’ 

유철주
백련불교문화재단 편집장

“생전 22년, 열반 후 23년 등 45년간 모신 스승의 삶과 가르침을 진솔하게 그려”
2001년 출간 뒤 30만 명이 넘는 독자들이 읽으며 ‘국민 불서’ 반열에 올랐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의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성철 스님의 아난’으로 불리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善知識으로 존경받고 있는 스승 성철 스님을 모시면서 겪은 일들과 조계종, 해인사, 백련암 주변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묶었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는 불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큰 감동을 전해 준 바 있다.
이는 원택 스님의 회고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개정판(2012년 刊)의 서문에 원택 스님이 전했던 일화다.
2001년 〈중앙일보〉에서 6개월간 연재하던 ‘남기고 싶은 이야기’난에 ‘산은 산 물은 물 - 곁에서 본 성철 스님’ 칼럼을 거의 마쳐갈 무렵 최인호 작가에게서 전화가 와서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최 작가님, 아니 후배님. 이 칼럼이 생각지 않게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는가 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선배님, 아니 형님. 첫째는 스님으로서는 정말 쉽게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한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불교 지식이 없어도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말씀으로 세상에 크게 알려진 성철 스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 김영사에서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1, 2권 단행본이 출판되어 지금까지 1, 2권 합해서 30여만 부 가까이 독자들 손에 들려졌다 합니다. 그 책이 출간되고 몇 가지 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큰스님을 존경하는 가까운 불자들은 “원택 스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큰스님을 그리워하고, 한편으로는 야단맞은 안타까운 스님 생각에 울고 웃었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또 조계사 앞길에서 만난 동국대 불교대학 오형근 교수님께서는 “원택 스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는 훌륭한 21세기판 사원 세시풍속기록입니다. 어떻게 출가하는지, 행자 시절에 고생하는 모습, 어른스님의 지도 등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정말 큰일 하셨습니다.”라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어느 보살님은 일부러 찾아와 “원택 스님! 우리집 양반이 그렇게 절을 못 가게 하더니 『성철 스님 시봉 이야기』를 읽고서는 ‘이런 스님들이 절에 살면 당신 절에 가도 좋다.’고 허락했습니다. 세상에서 스님들에 대한 생각들이 보살들의 마음과는 다른 모양인데, 이번에 스님들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스님들의 격을 한층 높여주셨습니다. 스님,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진정한 인사도 들었는데, 그 뒤에 다른 보살님들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개정증보판에는 기존의 내용에 ‘시봉이야기 그 후’(책 395쪽 ~ )가 더해진 것이다. 즉,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출간 후 진행되었던 다양한 추모사업들과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원택 스님의 소회가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원택 스님은 ‘큰스님께 잘한 일-생전 하나, 열반 후 셋’으로 선양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성철 스님 생전에 잘한 일로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법어집>과 <선림고경총서> 출간을 꼽고 있다. 『성철 스님 법어집』은 성철 스님이 출간 후 “부처님께 밥값을 했다.”고 자평한 『선문정로』와 『본지풍광』을 비롯해 『백일법문』 등 모두 11권의 책으로 구성됐다. <선림고경총서>는 선禪의 핵심을 담고 있는 경전과 어록을 번역 출판한 37권의 책이다.
열반 후 잘한 일로는 ‘칠일칠야 8만4천배 추모 참회법회’와 ‘사리탑 건립’,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영원에서 영원으로』, 『설전』’ 등의 출간을 꼽았다.
이와 함께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과 열반 20주기 추모사업, 겁외사에 들어선 ‘성철스님기념관’ 건립, ‘성철스님 이야기’ 음반 출시, 『명추회요』 발간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풀었다.
이에 앞선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출간 과정을 소개한다면, 2001년 5월부터 10월까지 ‘산은 산, 물은 물 - 곁에서 본 성철 스님’이라는 제목으로 원택 스님이 직접 ‘시자기侍者記’를 게재했었고 그리고 그것이 다시 인연이 되어 그해 12월 김영사에서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1, 2권 두 권이 출판되었다. 이후 2012년 4월에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김영사에서 한 권으로 된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가 개정판으로 세상에 나온 바 있다.
원택 스님은 “2016년 1월부터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판권을 김영사에서 돌려받게 되어 장경각에서 출판할 수 있게 되었다.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1·2권이 2001년 12월에 출판된 후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성철 스님께서는 열반적정에 드셨지만 지난 15년간 큰스님의 추모사업은 여러 방면으로 이루어져 왔다. 장경각에서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를 다시 출판하면서 이러한 추모사업 등을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그 후’로 정리하여 첨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기록이 보완·정리되어 가니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가 단순한 독서물이 아니라 한 시대의 해인사와 백련암의 역사서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넉넉하지는 못하지만 시대별로 사진도 체계적으로 실어 큰스님의 역사적인 모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편집하였다.”고 밝혔다.
원택 스님은 이어 “성철 큰스님 시봉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명추회요』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영명연수 선사의 『종경록』에 나타난 돈오돈수 사상과 성철 큰스님의 『선문정로』에 나타난 돈오돈수 사상을 비교 고찰해보는 학술대회를 2016년 11월경 진행하고, 2017년 11월쯤에는 봉암사 결사 70주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 추대 50주년 및 ‘백일법문’ 강설 50주년을 맞아 ‘성철 큰스님이 현대 한국불교에 끼친 영향과 그 역할’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 등을 열어 많은 대중들이 큰스님의 사상과 조계종단의 역사를 정리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책의 구성

제1장 우리 시대의 부처, 열반에 들다
열반/연화대의 탄생/길고도 짧고 짧고도 긴 영결식/다비식/종교를 초월한 사리 친견법회/방광/돈오돈수

2장 성철스님과 나, 원택 
첫 만남/니 고만 중 되라/행자 생활의 시작/도끼에 발등 찍힌 날/연등 없는 백련암/육조단경 설법/시줏돈과 팁/내 이빨 물어줄래?/법명 번복 소동/생산의 기쁨, 노동의 보람/법명 ‘원택’/공양주에서 시찬으로/큰스님의 장난기/몸에 밴 근검절약/수박사건/꽃, 나무 그리고 사람/큰스님의 천진불들/가족과의 환속 전쟁/혼쭐난 배추밭 울력/빈틈없는 하루의 시작/행자 실력 테스트/가야산 호랑이 큰스님/삼천배를 하면/무관심한 절 살림/성철 스님 모시기/나의 수행기/쉽지 않은 원주 노릇/독초 소동/남산 제일봉 매화산에 올라/가난한 마장마을/시루떡 소동/큰스님의 똥물 처방/백련암의 텔레비전/병중일여

3장 영원한 대자유인, 성철스님
큰스님은 부잣집 맏아들/동정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해인사로의 출가/출가송/성철 스님의 오도송/오도 후 첫 만행/만공 큰스님과의 인연/제방선원 탐방/묘엄 스님/봉암사의 혁신/엄격한 봉암사 수행/성전암 10년 동구불출/최초의 사자후/해인총림 방장/김병용 거사와 장경각/성철 스님의 아버지/성철 스님의 어머니/수경의 학창시절/수경의 출가/불필 스님의 3년 결사/남산댁의 설움과 출가

4장 우리 곁에 왔던 부처 
스님의 도반들/무서운 방장스님/백일법문/삼천배와 아비라 기도/법난과 종정 취임/언론에 알려진 첫 법문/첫 한글 법어 탄생/백련불교문화재단/시주는 남 모르게/산문불출/효도와 고향

5장 영원한 시간들 - 열반, 그 후 
진영과 존상/생가 겁외사 창건/열반송 유감

6장 시봉이야기 그 후
성철 스님 생전에 잘한 일/성철 스님 열반 후 잘한 일/사리탑전 삼천배 기도의 감동/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사업들/성철 스님기념관 건립/「성철 스님 이야기」 음반 출판/『명추회요』 발간과 봉정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