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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불교박람회 현장을 가다

수월화
구룡사 불자


봄은 봄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눈에 아름다운 것을 하나라도 더 담아두고 싶은 게 우리들이다. 거리를 화사하게 물들이는 벚꽃이 시들해져가고 작은 봄이 하나 둘 바람에 흩어질 즈음 산과 들에 파도처럼 물결치는 진달래와 봄꽃들의 향연이 더욱 아름답고 반가운건 아마도 봄이기 때문이리라.
집 앞 뜰에 막 봄을 알리는 꽃들의 눈인사를 받으며 아들과 사진도 남기고 대학에 들어가고 처음 집에 올라온 작은 아이의 화려한 변신을 보며 이젠 내 소속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다. 소소한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우리 부부는 함께 불교박람회장으로 향했다.


2013년도에 처음으로 붓다 페스티벌이라는 커다란 실험의 장으로 불교 안에 자리를 틀었을 때 가보고는 해년마다 사전 예약 문자가 오는데도 사정상 가지를 못했는데 올해는 마지막 회향날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올해로 다섯째를 맞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제5회 붓다 아트 페스티벌은 이제 불교 안에서 최대의 불교문화축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해외불교미술작가들의 참여로 국제적인 위상뿐만 아니라 세계 속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번 박람회는 ‘살아있는 한국전통문화의 꽃’이라는 슬로건으로 ‘일상이 빛나는 순간, 수행’이라는 주제로 던져졌다. 살아있는 불교 미술이나 전통 공예 등을 가까이하고 친숙하게 다가감으로 해서 마음의 수양과 일상 안에서의 순간순간이 찬란히 빛나기를 기원하는 아름다운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전시관 안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1관에서 눈에 띄는 전시는 전통(불교)의식과 전통공예품을 소재로 한 불교문화상품전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종이꽃 스님으로 더 알려진 정명스님의 ‘불교전통지화특별전’이 선보였다. 조선시대 감로탱화 불단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는데 그 화려하고 웅장함은 관람객의 시선을 한눈에 끌 수 있었다. 스님은 ‘꽃을 불단에 장엄한 반평생을 감로탱화를 재현하기 위해 준비한 세월이 아깝지 않은 삶이었다고, 더 이상 아름다운 꽃 장엄은 없을 것이며 이 환희심을 불자들에게 회향한다’고 소회를 남겼다. 또 현대지화전에서는 바라, 무우수, 사라수 나무 등을 천연염색 한지로 만들어진 지화가 단아하고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었다.


2관에서는 ‘내가 나를 바라보니’라는 초대작가 서용선님이 자신을 모델로 해서 ‘거울에 비친 나’ ‘또 다른 나’ 그리고 ‘그들을 그리고 있는 나’를 강렬한 붓 터치와 색상으로 표현했는데 인상적이었다. 자화상 드로잉 시리즈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불교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냈다고 한다.


전통장인초대전에서는 전통나무 조각의 장인과 신진작가들이 함께 만드는 ‘나무南無 귀의합니다’가 전시되었는데 이진영님의 석가모니부처님과 나무로 조각해 만든 부처님상 등이 전통적인 우리 불교의 미를 더욱 절묘하게 표현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로 2회를 맞는 청년불교미술작가전은 ‘붓다의 일상’을 테마로 삼아 부처님이 공양하실 때, 잠자리에 드실 때, 산책 하실 때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부처님이 우리와 같이 살아간다면 어떠할지를 따뜻하면서도 정감 있게, 톡톡 튀는 공감이 가는 ‘붓다의 일상’을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이야기함으로써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오게 했다.
또한 이 작품들이 작가들의 뜻으로 좋은 곳에 기부가 된다고 하니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올해 박람회는 지난해보다도 유난히 화려하고 다양한 종류의 불교 작품들이 선보이고 공예, 건축, 문화산업, 의복, 차, 수행의식, 식품까지의 우리 불교 전통과 불교문화상품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리였던 듯하다.
다른 해보다 더 화려하면서도 다양한 불교용품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인산인해의 관람객들이 모두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들을 가졌으리라 짐작한다.
불교를 좀 더 친숙하게 우리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편안하고 가까이에서 할 수 있다면 부담 없이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 숨을 들여 마시듯 ‘불교의 숨’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서 빛나는 일상으로 찰나 찰나의 수행이 행복하고 편안하지는 않을까 싶다.


봄이 조금씩 움트고 바람이 기분 좋게 부는 봄날. 눈도 마음도 한 순간의 일상 속에서 힐링을 맛볼 수 있었다. 이 행사를 준비하시느라 많은 수고로움도 일상의 수행으로 빛내주신 모든 분들께 화사한 봄날의 꽃향기를 보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