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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수록 체온을 높여야 건강해진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과거에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했었다.
언제부터인지 봄과 가을이 짧아져 춘추복을 입을 일이 별로 없어졌다. 아마 지구온난화와 관계가 깊지 않나 생각된다. 올해도 5월로 접어들면서 기온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4월에도 벌써 30도에 가까운 더운 날씨가 있었다고 하니 앞으로 더 더워질 날만 남은 것 같다.


여름에 가까울수록 냉증환자가 늘어난다. 언뜻 추운 겨울에 냉증환자가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더워지는 지금부터 시작해서 한여름까지 냉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제일 많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보다 더워질수록 냉증환자가 느는 이유는 에어컨 등의 찬 환경과 얼음물 등 차가운 음식 그리고 얇아진 의복에서 비롯된다.
체온 1도가 오르내림에 따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아주 크다.
체온이 1도 낮아졌을 때 면역력은 30% 떨어지고, 체온이 1도 상승하면 면역력은 5배나 증가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의 평균 체온은 36.5도이고, 이 보다 낮으면 저체온이라 일컫는다. 우리 몸은 체온이.37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체온이 높아지면 면역력증진, 치매예방, 노화방지, 다이어트, 암과 대사증후군의 발병률이 크게 낮아진다. 면역력은 우리 몸을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인체 내 무기이다. 우리가 암을 포함해 각종 질병에 걸리는 것도 면역 체계의 고장이다. 예를 들어 심장에 암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혈액이 가장 많은 장기이고 그만큼 열 관리가 잘 되어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자신의 체온이 차가운지 뜨거운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체온계를 사용하면 적정체온 여부를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체온계가 없을 때 냉증인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자가진단법도 있다. 겨드랑이에 손을 몇 분간 넣어두었다가 복부에 갖다 대었을 때, 이때 손이 더 따뜻하다면 몸에 비해 복부가 차갑다는 의미다. 즉 체온이 낮은 사람이다.


한의학에서는 체온을 높이는 치료방법이 발달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뜸 치료법이다. 뜸은 우리 몸의 체온을 높여주고 면역력을 높이는 T 임파구를 많이 생성하는 효과가 있다. 체표의 온도 뿐 아니라 내부 장기와 자궁 등 체내의 깊은 곳까지 열이 내주기 때문에 몸이 냉한 사람들이 뜸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여성들의 냉증을 뜸으로 치료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접하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좌훈요법 또한 체온상승에 도움이 된다. 복부와 자궁이 차가워지면 장이 딱딱하게 굳어 내장기관들의 활동이 줄어 변비, 냉대하, 생리통, 복부비만 등 순환장애 질환이 생긴다. 좌훈요법이 특히 여성에게 자궁과 방광을 따뜻하게 해서 여성기질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쑥 당귀 천궁 인삼 등의 한약은 체온을 높이는 데에 말할 것 없이 좋은 약재들이다. 체질에 맞는 처방이 면역력을 키워서 냉증이 개선되고, 감기 등 잔병치레를 잘 하던 사람도 전에 없이 건강을 회복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비싸다는 흠이 있다.


가정에서 체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반신욕은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순환을 시켜 체온을 높여준다. 반신욕이 안 된다면 족욕도 꽤 효과적이다.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는 습관도 중요하다. 우리 몸에서 열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기관이 근육이기 때문이다. 쑥차 생강차 모과차 유자차 등 따뜻한 성질을 가진 차를 자주 마셔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 해야 될 것도 많다. 흡연 음주를 자제하고 맥주 냉수 등 찬 음식을 삼가는 것은 체온을 높이는 가장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