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50대 후반의 남성이 왔다.
아침저녁에는 혈압이 정상인데,
낮에 머리가 아파올 때 측정하면 이때 혈압은 꼭 높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중풍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라서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다고 한다.
혈압이 계속 높으면 혈압약을 먹을 텐데
아침저녁으로는 정상이고
머리 아플 때만 혈압이 높은데
이런 경우에도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혈압약을 시작해야 하는지?
약 말고 달리 나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한 게 많은 분이었다.
일반인들은 혈압에 변동이 오면 두려움을 가진다.
혈압은 계속 변하는 게 정상이고 이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특징이다. 정상혈압인 120/80에 항상 머무르면서 혈압이 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가 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동맥 혈압은 하루 중 최대 50∼60㎜Hg 정도 등락폭을 보인다. 정상인의 혈압은 주간과 야간에 차이가 15∼20㎜Hg 정도며, 하루 중 아침 시간에 혈압 변동성이 가장 높다. 활동량, 수면의 정도, 스트레스, 계절에 따른 기후 변화 등 혈압을 변하게 만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건강인도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다음날 혈압을 재보면 혈압이 꽤 높아지는데, 이런 경우를 변동성 혈압이라고 하지 않는다. 혈압에 변화를 줄 이유가 없는데 자꾸 오르락내리락 하는 현상이 변동성 혈압이다.
변동성 혈압이란 혈압이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변동성 혈압에 장기간 노출되면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 불규칙적인 압력이 혈관을 자극하면 혈관에 상처가 생기는데, 피부상처와 마찬가지로 굳으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된다. 변동성 혈압의 반복은 혈관이 흐물흐물하게 변하면서 탄력을 잃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혈압 조절이 어렵게 된다. 고혈압 정상혈압 저혈압 사이를 무작위로 왔다 갔다 하는 현상을 보이는 변동성 혈압이 잦아지면 혈관이 망가지게 되고, 이것은 나중에 뇌졸중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 모든 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변동성 혈압인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해 보면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이내, 점심식사 전, 저녁 수면 1시간 전에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한다. 측정한 혈압과 더불어 몸의 이상증상 여부 수면시간 식욕 소화 대변 소변 등 기초적인 내용을 자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감기나 소화불량 수면부족 등의 사소한 환경이 혈압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의 차이인 맥압도 중요하다. 맥압은 혈관의 탄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 맥압이 증가한다. 정상맥압은 35~45mmHg인데 그 이상을 넘을 경우 변동성 혈압이 나타나며 혈관 손상이 심해진다. 이와 같이 적어도 3~4주 이상 혈압을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변동성 혈압 여부를 알 수 있다.
변동성 혈압이 확인되면 혈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비만, 음주, 흡연, 운동부족, 과식 등 혈압을 높이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교정하도록 한다. 변동성 혈압은 특히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덜 받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변동성 혈압에 한약이 탁월한 효과를 가져온다.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용골모려탕, 가미온담탕, 귀비탕 등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처방을 활용하면 등락이 심한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 명상 반신욕 족욕 등으로 혈압을 안정화시킬 수 있으며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변동폭을 줄일 수 있다. 아래 주소를 누르면 혈압을 관리할 수 있는 자료가 나오므로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