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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산의 원만한 대중생활(13)

불광산의 관리법


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지난 호에 이어서>


불광친족회


저를 따라 출가한 제자들이 천여 명에 이르는데 그들 모두는 저의 아이이며, 출가 입도한 그 순간부터 저는 그들의 일생을 돌봐주고 가르쳐 길러내야 할 책임을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비록 부모와의 정을 끊어내고 불문에 들어 봉헌하고 있다지만, 속세의 부모·권속과의 혈연의 정은 자신의 생명과 떨어질 수 없고, 출가했다고 해서 가족과의 왕래도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이가 출가 입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젊은이는 부모님의 허락 없이 출가하였지만, 부모님이 알고 난 뒤에 불광산으로 찾아와 자녀를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물론 이런 청년들은 신앙의 이유로 돌아가기를 거절하였기에, 우리는 그저 옆에서 부모님에게 자녀의 소망을 이루어 주시라 권고할 뿐이었습니다.
회상해 보면, 은사스님이신 지개 화상께서 저의 어머니에게 쓰신 서신 하나를 본 적이 있습니다. 서신 첫머리에는 ‘사돈어른’이라 쓰여 있었는데 제게는 이것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스승과 제자의 속세 부모는 사돈과 같습니다. 그래서 후에 사찰을 세우고 제자를 들이면서 저도 제자들의 부모를 제 자신의 친족으로 여겼습니다. 불광산에는 천 명이 넘는 제자가 있으니, 우리에게는 천 명이 넘는 사돈이 있는 것입니다.
1993년, 저는 처음으로 ‘불광친족회’를 개최해 제자들의 부모님·가족들을 불광산으로 초대했습니다. 2년에 한 번 갖는 친족회는 부모에게 자신의 자녀를 만나보게 하는 것 외에, 저는 반드시 사돈들에게 불광산이 추진해 나가고 있는 사업들을 설명합니다. 누구는 교수를 하고, 누구는 어느 곳의 주지를 하고, 누구는 학교와 라디오, 신문사를 이끌어가는 등 자녀가 불문에서 어떠한 성과를 이루었는지도 설명하여 제자의 부모님께서 안심하시고, 자녀가 불문에서도 전도유망하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인연이란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불문의 수많은 친족회에 여러 차례 참석하다 보니 불광산의 홍법 이념도 더 많이 이해하고, 불광산이 그들의 자녀를 어떻게 돌보는지도 알게 되며, 심지어 자녀들이 불문에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까지도 보게 됩니다.
사회에서 사업을 벌이고, 결혼해 자녀를 가지는 것보다 더 넓고 탄탄한 길임을 알고, 자녀의 출가를 반발하던 부모가 점차 출가의 길을 잘 나아가라 축복을 해주니, 이것은 참으로 커다란 변화입니다.
“출가한 자식 하나로 구족이 하늘에 난다.”라는 말은 자녀가 출가하여 사회에 복을 짓고 중생을 널리 제도하니, 그 닦은 복과 공덕이 자연히 가족에게 미쳐 함께 이로움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광산은 제자들의 복리제도 역시 고려하였습니다. 만일 제자들이 실제로 부모를 봉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마땅히 사돈들을 평안하게 모실 곳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불광정사佛光精舍는 퇴직 후 노년을 보낼 제자들에게 제공 되는 것 외에도, 사돈들이 입주하여 많은 부모님들이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보살피도록 허락하였습니다. 공통된 화제와 다 같은 신앙을 가졌는데 어떻게 자녀의 출가가 그들의 복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우의를 나누고 관심이 필요한 곳에 관심을 베푸는 방법이 바로 인성의 관리 모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