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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지혜의 경전 『금강경』

이제서야 이해되는 금강경


박경희
중도기획 디자인실장


 


『이제서야 이해되는 금강경』
원영 지음
150×220 / 328쪽
18,000원
불광출판사 펴냄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나니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불자라면, 그리고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구절이다. 불교 명언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이 구절들은 사실 『금강경』에 있는 사구게(四句偈, 경전의 핵심 사상을 운문 형식으로 표현한 게송)이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이자, 불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금강경』은 불교의 핵심 사상인 ‘공空’ 사상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경전이다. 부처님과 수보리의 대화를 통해 모든 상(相,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전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가르침의 깊이가 결코 얕지 않기에 그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 중국과 우리나라의 큰스님들이 남긴 수많은 해설서부터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쓴 해설서까지, 『금강경』에 대한 해설서가 다른 경전들보다 월등히 많다는 점으로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불교를 가장 친절하면서도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원영 스님이 『금강경』에 담긴 가르침에 대해 풀어낸 것이다. 난해할 수 있는 즉비(卽非, ‘A는 A가 아니라 그 이름이 A다’)의 형식에 숨겨진 모든 상相을 버리라는 가르침에 대해 불교 초심자도 알 수 있는 ‘눈높이 설명’으로 알려준다. 현재의 우리가 접하는 한문본 『금강경』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경전의 마지막 구절까지, 각각의 분分에 담긴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우리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예시와 풍부한 설명으로 풀어내었다.
원영 스님은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본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원영 스님의 불교대백과〉를 통해 불교를 더욱 친숙하고 수월하게 전달하는 데 힘써 온, 대중과 소통한 경험이 많은 스님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분은 모두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금강경』에 대한 강의 영상은 조회수가 100만 회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본 인기 영상이었다. 이는 『금강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게 『금강경』을 잘 풀어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2시간 짜리 영상에는 다 담을 수 없었던, 한 수준 더 들어간 『금강경』 강의다. 『금강경』의 핵심은 놓치지 않으면서도, 경전의 내용에 담긴 의미를 낱낱이 풀어준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설명이 아닌 일상 속 쉬운 언어와 공감이 가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단박에 깨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복잡하게 느껴질 만한 개념은 표로 한 번 더 정리해 주어서 이 책 한 권이면 『금강경』이 어떤 가르침을 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전작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와 『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이 불교 공부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친절하면서도 재미있게 전했던 것처럼, 이 책은 『금강경』에 대한 가장 따뜻한 설명으로 그 속에 담긴 지혜를 유쾌하게 알려줄 것이다.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은 ‘상相을 버려라’라고 할 수 있다. 상相은 대상을 받아들여 개념을 만들어내고 이름을 붙이는 작용을 말한다. 관념이나 생각, 선입견, 편견 같은 것이 바로 ‘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상’이 좋고 싫음, 옳고 그름, 깨끗함과 더러움 등에 대한 분별심을 만들어내고, 이는 곧 불안이나 걱정, 기대와 같은 우리 삶을 괴롭게 만드는 마음으로 연결된다. 내가 만들어낸 상은, 험한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반대로 그 문을 없애버릴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나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는 상을 없애는 것, 즉 무상無相의 상태로 살아가라고 알려준다. 내가 옳다는 생각,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생각, 지구상 생명체 중 인간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 영원불멸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 등, 나도 모르게 생겨난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모든 현상이 다 허상인 것을 알라고 가르쳐준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이나 사물에 대해서도 단정 짓지 말고, 심지어 부처님에 대해서도 자신의 틀에 맞춰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어떻게 정의 내린다 해도 그것이 타당한 정의가 되지 못한다.
우리의 생각이나 언어가 만들어낸 틀을 깨면, 헛된 감정이나 생각에 휘둘려 불안이나 고민을 만들어내지 않고 살 수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모든 존재나 현상을 진실한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경』의 이러한 가르침을 알고 체득할 수 있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 현재에 대한 고민이나 불만에서 벗어나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아무튼 『금강경』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좋을지를 알려줍니다. 어떻게 마음을 비워야 하는지 알려주고, 어떠한 견해나 지위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삶 속에서 끊임없이 집착 버리기를 실천하는 보살의 삶을 살라고 권하면서요. 그러한 삶으로 이끌기 위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거나 입으로 비난하는 행위를 동반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혜안을 갖도록 안내합니다.
_ 본문 8쪽


보살의 마음을 내었다고 해서 마음이 그리 쉽사리 순응하는 것은 아니다. 삶이 순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가 마음만 일으켰다고 해서 갑자기 관세음보살처럼 중생을 구제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중략) 제아무리 중생 구제를 서원하며 마음을 내었어도, 육신이 있는 한 고통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가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모세혈관 끝까지 보살의 마음이 가득 들어차도록, 신기루 같은 삶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욕망을 버리고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
_ 본문 37~38쪽


세상 만물은 인연의 만남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현상, 그리고 그 현상의 결합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뭐든 명사화시켜 이름 붙이는 것을 싫어한다. 다시 말해 이름 짓고, 의미 부여하는 것을 거부한다. 주관적 인식을 자꾸만 심어주는 꼬리표는 더 이상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시비분별의 상만 더할 뿐이기 때문이다.
_ 본문 104쪽


살아가면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그 마음을 스스로 내려놓지 못해서 괴로움이 생긴다. 우리의 마음이 극락과 지옥을 만들고, 우리의 마음이 우리가 처하는 경계와 상황을 만든다.
_ 본문 211쪽


불교에서는 진리를 ‘달’에 비유하고, 진리를 설명하는 것을 ‘손가락’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이구동성으로 “달을 봐야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아선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여기에서의 손가락이 『금강경』에서 말하는 ‘이름’이다. 손가락은 모든 것을 가리킬 수 있다. 꿈을 이야기하며 저 하늘의 별을 가리킬 수도 있고, 비난의 눈총으로 누군가를 가리킬 수도 있다. 온갖 사물을 다 가리킬 수 있지만, 정작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 자체는 가리킬 수가 없다. 그러니 이름에 연연할 일이 아니다. 이름은 고작 고정관념만 만들어낼 뿐이다.
_ 본문 224~225쪽


절에 갈 때는 지위나 신분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다. 교회도 마찬가지고, 성당도 마찬가지다. 또한 점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와 같이, 깨달음의 세계도 차별된 그 무엇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생이 만들어낸 생각은 모든 것을 맑게 비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불교를 공부하고 깨달음의 세계를 어슬렁거리며 넘볼 수는 있어도, 차별하는 마음을 끊어내지 않고는 결코 건너갈 수가 없다.
_ 본문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