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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과 숲

 


홍성범
숲해설가


한국 불교의 자랑이자 세계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이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서원이 모여 법보를 보전, 탄생시켰다. 부처님 말씀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던 그러한 기적은 수많은 공덕이 쌓인 결과이다. 여기엔 사람들의 공덕만이 아닌 자연의 공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민족은 산이 많고 나무가 울창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수천 년을 살아왔고 산과 숲 자체가 삶의 터전이었다. 그런 까닭에 숲과 나무는 우리의 사고체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일찍부터 상징의 대상으로 형상화되어 신화나 전설, 또는 문학과 예술 속에 뿌리 깊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산하에 무성했던 산벚나무나 돌배나무, 자작나무가 없었다면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의 판각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이 땅에 옻나무가 없었다면 오랜 세월 팔만대장경을 썩히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팔만대장경은 숲과 나무와 함께 살아 온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방방곡곡에서 자라던 닥나무가 없었다면 천년을 두고도 변치 않는 한지를 생산하지 못했을 것이며 세계에 자랑하는 기록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 편찬이나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술 역시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원시시대에 인류는 숲에서 거주하며 채집생활을 통해 먹이를 구하였고 자연소재의 도구와 옷감을 구해 생활하였다. 인류는 진화과정을 통하여 자연에서 먹이를 찾으며 이동하는 생활에서 점차 한 곳에서 먹이를 구하는 정착생활을 하기 시작하였다. 야생식물의 씨앗을 채집하여 경작하거나 야생동물을 방목하여 동물성 먹이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나무는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으로서 자신을 위협하는 적을 방어하거나 사냥하는 도구, 경작을 위하는 농기구, 집을 짓는데 필요한 뼈대로 이용하기도 하고 혹독한 기후를 견디는 난방과 먹을거리를 요리하는 땔감으로도 사용하였다. 나무는 생존수단이자 생활도구였다. 숲은 인류의 진화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인류의 문화 발전에 버팀목이 되었다.
숲은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제한된 자원인 숲에서 무한한 것을 얻기 위해 숲을 파괴하고 이용하였으며 인구의 증가는 이를 가속화하였다.
인류의 역사에서 문명이 발달한 곳에는 숲이 있었으며 숲이 파괴된 곳에서는 문명이 멸망하였다. 고대문명의 발생지인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론제국과 고대이집트는 지중해 연안의 온난한 기후지역에 풍부하게 발달한 숲을 이용하여 찬란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문명의 발달은 많은 나무를 요구하였으며 숲의 파괴로 인한 다양한 공익기능의 감소는 결국 인간의 생활환경을 파괴하였다. 숲의 계속적인 파괴는 국력을 약하게 만들어 현재 그 시대의 유물만이 그 당시 문명의 존재를 말해 주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인간생활에 필요한 연료 및 종이 등을 비롯하여 나무를 이용한 가공품 등의 수요 증가로 점점 많은 나무가 잘려 나갔다. 이로 인하여 숲의 면적은 점점 들어들고 최근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숲은 인간에게 친숙한 환경이며 아직도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공급하며 목재, 종이, 버섯, 신물질 등을 제공한다. 모든 인류는 숲과 친숙하였으며 민족마다 나무를 신성하게 여겨 나무를 소재로 한 수많은 이야기와 설화가 전해진다.
해마다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숲은 회색빛 도시생활에 찌든 우리의 심성을 맑게 해 주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준다. 숲은 생명의 보고이며 문화의 산실이다. 숲의 존재는 인간의 생명 유지 가능성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모든 문명의 시발점이 되어 왔다. 이는 숲이 단순히 물질적 자원 공급원 역할만이 아니라 인간에게 정신적, 정서적 안정을 줌으로써 인간의 정신적 사색과 문화, 예술적 상상력을 고취하며 자연 관찰과 같은 자연과의 접촉을 통해 과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숲은 질병의 치유, 정서 순화 장소,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해 주는 장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인이 살아가는데 숲을 비롯한 녹지공간은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도시의 녹지비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사람은 불안감을 느끼고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따라서 숲이라는 녹지공간은 시멘트벽으로 단절된 도시의 삭막한 정신을 치유해 주는 약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아파트 분양광고에도 숲과 주거지를 연계하여 첨단 주거지로 홍보하는 광고 전단은 이미 낯설지 않다. ‘숲’, ‘꿈’, ‘그린’ 등 아파트 이름도 이제 숲과 자연을 닮아가려고 애를 쓴다.
대규모 뉴타운이 조성되는 지역에 아직 잔존하는 숲이 있을 수 있는데 지역 주민과 연계된 마을숲일 경우 보전하거나 주거단지의 쉼터로 활용할 수 있다. 그곳을 철저히 보존하거나 그곳을 중심으로 녹지를 확충하여 거점녹지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로수와 하천숲의 연결뿐만 아니라 녹지의 거점을 중간 중간에 두어 징검다리식으로 연결성을 높인 녹지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도시에서 바람 길과 물길을 살리면 회색빛 아파트에 시원한 바람을 안겨 줄 수 있다. 500년 전의 마을숲을 이제는 아파트 녹지 공간, 아파트 숲으로 들어서야 한다.
과거 마을숲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소나무, 상수리나무가 주로 나타난다. 옛 마을에서는 탱자나무, 시무나무, 주엽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만들기도 하였다. 울도 담도 쌓지 않고 탱자나무와 시무나무로 만든 집과 마을숲이 있었다.
지금 학교, 관공서, 아파트 담을 허무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 이렇게 담이 없어진 자리에 생울타리를 만들어 보자. 탱자나무 울이라도 만들고 아파트 녹지광장에서 각 동으로 이어지는 고샅길을 만들어 보자. 새와 벌이 날도록 쥐똥나무, 광나무, 작살나무를 신고 느티나무, 팽나무, 상수리나무도 심어 보자. 아파트 쉼터의 등나무와 느티나무 밑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예부터 우리의 내면에 흐르는 공동체 정신은 도시의 뉴타운에 새로운 문화를 선물해 줄 것이다.
숲은 건강에 도움이 되며 질병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
숲이 질병을 치유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은 1900년대 초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숲속에서 환자를 치료했을 때 치료율이 높아졌다는 보고에서 비롯되었다. 일본 환경청의 보고에 따르면 학교 주변의 녹지가 감소할수록 교내 폭력 발생률이 늘어났다. 이는 녹색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 안정이나 도덕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숲은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해 주는 장소이다.
숲 체험을 자주하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성취를 위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져 자아실현의 욕구가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인간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는 숲을 우리주변에서 가까이 하자. 팔만대장경의 기적엔 숲과 나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