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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밭을 일구어라






   성운(星雲)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집에 기름진 논이 있으면 곡식을 쌓아 굶주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논밭은 중국인의 생명과 깊은 관련을 맺어 왔습니다. 많은 중국인은 논밭을 생존의 근본이요, 뿌리로 봅니다. 그리하여 경작하는 토지를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보물로 여기며, 부모님은 몇 마지기의 논밭이라도 자손에게 남겨주고자 합니다.
유감인 것은 일부 어리석고 못난 자손이 조상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간혹 밭을 갈고 김매는 법을 몰라 논밭을 황무지로 만들기도 하고, 토지를 염가에 팔아 버리기도 합니다.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외부의 논밭도 갈고 심고 가구는 것이 필요합니다만, 사실 마음의 밭이라 일컫는 우리들 마음의 심지(心地) 또한 개발해주고 경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자기의 마음 밭을 일구어야 할까요?
불교 교리에 ‘발심(發心)’ 이라는 아름답고도 좋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우리들의 심지를 ‘개발’하고 ‘마음[心田]’을 심고 가꾸라는 뜻입니다.
실제 생활 속에서 부지런한 국민은 흙과 돌로 바다를 매워서 새로운 땅을 만들기도 하고, 황무지를 개간하여 녹지를 조성하거나 꽃과 과일을 심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경작지에는 종자를 뿌리거나 재배할 수 있으며, 건축을 하거나 작물을 쌓아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 마음 밭은 어떻게 일궈야 할까요? 또 우리는 무엇을 길러야 할까요? 마음 밭을 일구는 데는 사유, 관조, 반성, 고요한 마음[靜心], 염불 등의 방법이 있으며, 선정, 참구, 참회, 발원 등의 방법으로도 가능합니다. 마음 밖의 밭은 경작하기가 쉽지만, 마음속의 밭은 경작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발심(發心)과 원(願)을 세워야 만이 우리들 속에 있는 마음 밭을 경작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외출하여 탁발 행각을 하시다가 우연히 밭을 경작하고 있는 바라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을 본 바라문이 다가가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왜 스스로 땅을 경작하지 않으며, 어찌하여 자신의 노력으로 생활에 필요한 것을 가꾸어 얻지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나는 부지런히 밭을 일구는 걸 한 시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바라문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다시 물었습니다.
“저는 부처님께서 쟁기나 멍에, 또는 삽 등으로 땅을 경작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자비롭게 말씀하셨습니다.
“중생들이 모두 나의 밭이며, 신심이 나의 종자이며, 선법이 곧 이슬입니다. 지혜가 햇빛이며, 계를 지키는 것이 곧 쟁기입니다.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곧 내가 선택한 소이며, 바른 생각이 곧 소를 매는 고삐입니다. 진리는 내가 가진 무기이며, 신·구·의(身口意) 삼업의 번뇌는 내가 깎아내야 하는 잡초입니다. 삶과 죽음이 없는 영원한 청정(淸淨)의 즐거움이 곧 내가 일구어 거둬들이는 결실입니다.”
‘마음 밭엔 무명초 나지 않고, 성품 밭엔 영원토록 지혜의 꽃 피리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중국 근세의 사상가이자 교육가였던 호적(胡適)은 “무엇을 수확할지는 우선 무엇을 심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 밭에 자비와 지혜가 자라기를 바랍니까, 아니면 우둔하고 미련하여 바르지 못한 소견이 자라기를 바랍니까? 그것은 어떻게 당신의 마음 밭을 경작하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 밭에서 총명함과 뛰어난 재주의 밝은 사리가 자라나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그저 ‘지혜’라는 종자를 뿌리기만 하십시오. 반드시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인연과 상서로움, 평안, 그리고 순조롭다는 결실을 거두고자 한다면 당신은 그저 ‘자비’라는 종자를 뿌리기만 하십시오. 반드시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마음 밭은 개발해야만 파종할 수 있고 싹이 자랄 수 있으며, 결실을 거두어들일 수 있습니다. 향상된 원력으로 마음 밭을 개발해야 하고, 미혹의 세계에서 벗어날 원력으로 마음 밭을 개간해야 하며, 깨달음의 원력으로 마음 밭에 종자를 뿌려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자비, 지혜, 신앙, 능력, 양심 등의 보물이 쌓여 있습니다. ‘마음 밭을 일구라’는 것은 곧 ‘발심’하여 기질을 바꾸고, ‘발심’하여 번뇌를 줄이는 것입니다. 마음 밭을 일구고자 하는 사람만이 본성을 되찾을 수 있으며 불도에 성큼 다가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