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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시다

정규진
한국불교미술원장


화엄경 제20품에서 각림(覺林)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아 게송을 설하시되, 「그림을 아무리 잘 그려도 자기 마음을 알지 못하나 마음을 알고서 탱화를 조성하면 모든 법의 성품도 이와 같아 능히 모든 세간을 그릴 수 있게 되나니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오온(五蘊)이 다 그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까닭으로 법(法)을 짓지 아니함이 없다」 하였다.
또 지혜림(智慧林)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아 시방을 관찰하시고 게송을 하시기를, 「비유컨대 깨끗한 허공이 빛이 아니므로 볼 수 없는 것과 같고 비록 일체 빛을 나타내나 능히 허공을 보는 자는 없도다. 일체 부처님도 이와 같아서 한량없는 빛을 나타내시나 마음이 행하는 곳이 아니라 일체가 능히 보지 못한다. 비록 여래의 소리는 들으나 음성은 여래가 아니니라.」고 하였다.
그래서 경에서도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이라 하였다. 마음이란 형상으로 보지도 못하니 모양도 빛깔도 냄새도 맛도 없고 만질 수도 또 볼 수도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 밖에 또 다른 도리가 없다는 심외무법(心外無法)의 경지(境地)에서 생멸무상(生滅無常)의 상(相)을 떠난 진상(眞相)으로 돌아와 표상화(表像畵)하는 것에서부터 불교미술이 잉태되어 탱화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달마(達磨) 대사의 면벽구년시하력(面壁九年是何力 : 9년을 벽만 보았다하여 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지시관심일성제(只是觀心一聖諦 : 다만 이것이 마음을 뚫어보는 제일의 성인이 되는 길이로다)라는 경구의 자세로 초지일관(初志一貫)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면 누구든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그린 탱화는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영취산(靈鷲山)에서 큰 비구(比丘) 대중(大衆) 일만이천인(一萬二千人)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 자리에 모인 대중들은 모두가 아라한(阿羅漢)이었다. 그 아라한(阿羅漢)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陳如)·마하가섭(摩訶迦葉)·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가야가섭(伽耶迦葉)·나제가섭(那提迦葉)·사리불(舍利弗)·대목건련(大目連)·마하가전연(摩訶迦延)·아로누다(阿冕樓馱)·겁빈나(劫賓那)·교범바제(梵波提)·이바다(離婆多)·필능가바차(畢陵伽婆蹉)·바구라(薄拘羅)·마하구치라(摩訶拘羅)·난타(難陀)·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수보리(須菩提)·아난(阿難)·나후라(羅羅) 등이다.
또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팔만인(八萬人)이 있었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아니하고, 모두 다라니(陀羅尼)와 요설변재(樂說辯才)를 얻어 항상 법문(法門)을 설하며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께 공양(供養)하고, 자비(慈悲)로써 몸을 잘 닦아 부처님 지혜(智慧)에 들고 큰 지혜(智慧)에 통달(通達)해서 피안(彼岸))에 이르러 명칭(名稱)이 널리 한량(限量) 없는 세계(世界)에 들리고, 능히 수없는 백천(百千)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는 보살(菩薩)들이 가까이 있었으니 이름은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득대세보살(得大勢菩薩)·상정진보살(常精進菩薩)·불휴식보살(不休息菩薩)·보장보장(寶掌菩薩)·약왕보살(藥王菩薩)·용시보살(勇施菩薩)·보월보살(寶月菩薩)·월광보살(月光菩薩)·만월보살(滿月菩薩)·대력보살(大力菩薩)·무량력보살(無量力菩薩)·월삼계보살(越三界菩薩)·발타바라보살(跋陀婆羅菩薩)·미륵보살(彌勒菩薩)·보적보살(寶積菩薩)·도사보살(導師菩薩) 등이다.
이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그의 권속(眷屬) 이만천자(二萬天子)와 함께 있었으며, 또 명월천자(名月天子)·보향천자(普香天子)·보광천자(寶光天子)·사대천왕(四大天王)은 그의 권속(眷屬) 일만천자(一萬天子)와 함께 있었으며, 자재천자(自在天子)와 대자재천자(大自在天子)는 그의 권속(眷屬) 삼만천자(三萬天子)와 함께 있었으며, 사바세계주(娑婆世界主) 범천왕(梵天王)과·시기대범(尸棄大梵)·광명대범(光明大梵) 등은 그의 권속(眷屬) 일만이천천자(一萬二千天子)와 함께 있었으며, 팔용왕(八龍王)이 있었으니 난타용왕(難陀龍王)·발난타용왕(跋難陀龍王)·사가라용왕(娑伽羅龍王)·화수길용왕(和修吉龍王)·덕차가용왕(德叉迦龍王)·아나바달다용왕(阿那婆達多龍王)·마나사용왕(摩那斯龍王)·우발라용왕(優鉢羅龍王) 등이 각각 여러 백천(百千) 권속(眷屬)과 함께 있었으며, 사긴나라왕(四緊那羅王)이 있었으니 법긴나라왕(法緊那羅王)·묘법긴나라왕(妙法緊那羅王)·대법긴나라왕(大法緊那羅王)·지법긴나라왕(持法緊那羅王)이 각각 백천(百千) 권속(眷屬)과 함께 있었으며, 사건달바왕(四乾達婆王)이 있었으니 낙건달바왕(樂乾達婆王)·악음건달바왕(樂音乾達婆王)·미건달바왕(美乾達婆王)·미음건달바왕(美音乾達婆王)이 각각 여러 백천(百千) 권속(眷屬)과 함께 있었으며, 사아수라왕(四阿修羅王)이 있었으니 바치아수라왕(婆稚阿修羅王)·가라건다아수라왕(迦羅騫馱阿修羅王)·비마질다라아수라왕(毘摩質多羅阿修羅王)·나후아수라왕(羅阿修羅王)이 각각 여러 백천 권속과 함께 있었으며, 사가루라왕(四迦樓羅王)이 있었으니 대위덕가루라왕(大威德迦樓羅王)·대신가루라왕(大身迦樓羅王)·대만가루라왕(大晩迦樓羅王)·여의가루라왕(如意迦樓羅王)이 각각 여러 백천권속(百千眷屬)과 함께 있었으며, 위제희(韋提希)의 아들 아사세왕(阿世王)도 여러 백천권속(百千眷屬)과 함께 각각 부처님 발에 예배(禮拜)하고 물러서 정좌(定坐)하였느니라.
그 때 회중(會中)의 비구(比丘)·비구니(比丘尼)·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婆夷)·하늘(天) 용(龍)·야차(夜叉)·건달바(乾婆)·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摩羅伽)·인비인(人非人)과, 모든 소왕(小王)·전륜성왕(轉輪聖王)의 모든 대중(大衆)은 미증유(未曾有)를 얻어 환희하여 합장하고 일심(一心) 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보았다.
그때 한 보살이 있어 이름이 덕장(德藏)이라 하였는데 부처님이 수기(授記)를 주시면서 비구들께 말씀 하시기를 이 덕장보살은 다음 부처가 되어 명호를 정신(淨身) 다타아가타 아라하 삼먁삼불타라 하리라. 그리하여 여래는 오늘 한밤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리라 하고 최후에 성불한 이의 이름은 연등(燃燈)이라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또한 지혜가 모든 형상에 들어가서 법이 공적함을 요달(了達)하시며 삼세 모든 부처님의 있는 바 신통변화를 저 광명 가운데에 모두 보지 못함이 없고, 일체 부처님 국토에 생각과 말씀으로 의논할 수 없는 여러 겁(劫) 가운데 있는 장엄(莊嚴)으로 하여금 나투시게 하시었다.”
한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은 범어로는 Saddhalma Pundarika Sutra이다. 여기서 삿담마(Saddhalma)는 정법(正法) 또는 묘법(妙法)을 뜻하고 풍다리카(Pundarika)는 백련화(白蓮花)를, 수트라(Sutra)는 경(經)을 뜻한다. 그래서 묘법연화경은 우주 만법의 영원한 진리란 뜻의 정법연화경(正法蓮花經)이라고도 번역한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말년에 영취산(靈鷲山)에서 제자들에게 설법하신 내용이다. 이 장면을 그린 그림이 바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이다.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여섯 가지 부사의(不思議)한 상서(祥瑞)로운 일이 나타났는데, 영산회상도는 바로 그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1. 설법서(說法瑞) : 부처님께서 무량수의 경을 설하였으나 대중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다음 설하실 것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2. 입정서(入定瑞) : 부처님께서 무량삼매에 드심.
3. 우화서(雨花瑞) : 하늘에서 네 가지 꽃비가 내림.
4. 지동서(地動瑞) :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함.
5. 중희서(衆喜瑞) : 꽃비가 내리고 땅이 진동하는 등 상서로운 일을 보고 대중이 큰 설법이 있을 것을 미리 알고 크게 기뻐함.
6. 방광서(放光瑞) : 부처님의 미간백호에서 방광이 나와 1만 8천 불국토를 비침.


여기서 법화이처삼회(法華二處三會)라는 말은 영취산(靈鷲山)과 허공회(虛空會)라는 두 장소에서 세 번의 설법을 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 중 영산에서 10품을 설하고 이어 11품을 허공회에서 설한 뒤 다시 영산에서 마지막 7품을 설하셨다.
부처님께서 설하실 때는 오른발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발을 오른편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는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고 용맹정진 형상을 취했다. 그렇게 선정인을 한 채 다보여래불과 더불어 좌우에 정행보살과 상행보살 등의 협시를 받으며 법화경을 설하셨다.
그러므로 불화의 기원은 이러한 경전 속의 내용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불경을 알지 못하고는 제대로 그림을 그려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화원(畵員)이 된다는 것은 포교사(布敎師)가 되어야 하고, 법사(法師)가 되어야 하며, 선지식(善知識)이 되어야 하고 칠구지불모대준재보살마하살(七俱肢佛母大准提菩薩摩訶薩)의 원력을 세워야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