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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해법은 경전에 있다

이철헌
철학박사, 동국대 불교문화대 겸임교수


미국산 쇠고기, 한반도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학교의 우열반 운영 등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수많은 문제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오늘날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로 비난받고 있는 것은 바로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의 편견과 오만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 검역주권에 따른 재협상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추가협상이라는 미봉책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였다.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운하를 고집하여 쓸데없는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국론을 분열하게 하였으며, 한반도 대운하는 국민이 반대한다면 보류한다고 하였지만 지자체장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슬그머니 낙동강운하와 경인운하로 변경추진하려하고 있다.

서울시장 시절에“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취임 직후‘고소영 내각’이라 비난을 받았는데 여기서 소는‘소망교회’를 뜻한다. 그리고 추부길 목사의‘사탄’ 발언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선교 포스터 등장과 국토해양부의 안내 사이트와 경관계획 등에 전통사찰을 삭제한 것 등 노골적인 기독교 편향을 드러내어 타종교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공기업의 민영화는 기회만을 노리고 있고, 우열반은 학교 자율에 맡긴다 하여 사실상 시행하고 있다. 현실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던 불교계에서도 마침내 지난 7월 4일 시국법회를 열고 촛불집회에 동참하였다.

촛불집회의 출발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안하무인격의 국정을 운영한 데에 분노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비롯하였다. 그리하여 촛불집회에 모인 국민들은 헌법 제1조인‘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을 컨테이너로 막고, 수많은 촛불을 물대포로 끄려 하고,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의 눈과 입을 막으려 하고, 자신들의 믿음에 따르지 않는 사람을 사탄이라 외쳐대는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에게‘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잃어버린 30년’이 되고 있다.

조·중·동의 보수신문들은 촛불집회를 좌익세력으로 몰아가고 보수단체들은 촛불집회를 방해하고, 한겨레·경향의 진보신문은 집권 여당의 일방적인 정책에 국민들이 의사를 보이는 참여민주주의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 노령화되고 보수적인 불교신자들은 평소 현실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종단에서의 시국강론이 없어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가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전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면 이러한 문제들의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붓다의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은 연기(緣起)와 중도(中道)로 이해된다. 연기란 모든 것은‘~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가르침이다. 붓다는‘세상의 모든 존재는 원인과 조건으로 말미암아 생겨나고 그 원인과 조건에 따라 사라진다(諸法從緣起諸法因緣盡).’고 하였다. 그리고 원인과 조건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발생한다는 인과응보를 가르쳤다. 또한 모든 존재는 서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서로 의지하여 존재한다고 하였다.

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의 뼈와 내장 등으로 만든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천인공노할 짓을 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동물사료를 즉각 중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산물 처리비용 절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하여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합리성과 보편타당성의 원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불자는 붓다의 가르침을 믿는 자를 말하며, 붓다의 가르침은 경전에 있다. 그러므로 불자로서 현실의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은 바로 경전에서 찾아야만 한다.

감과 비육을 위해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말 못하는 소에 대해 인간이 미친 짓을 하여 소가 미치도록 하는 게 바로 광우병이다. 소가 스스로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쇠고기를 먹으면 우리 인간 또한 광우병에 걸리게 된다.

중도란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중도는 양극단을 모두 부정한다. 즉 세상만사를 나와 너, 선과 악, 정신과 육체, 신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우등생과 열등생 등으로 나누는 서양의 이원론적인 사고를 버리라는 것이다.

산은 다만 들판보다 높으며, 강은 들판보다 낮을 뿐이다. 산도 세월이 지나면 들판이 되고 강도 퇴적물이 쌓이면 들판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보다 정신적 사고력이 떨어진다고 정신지체자라 한다면, 천재들은 우리들을 정신지체자라고 할 것이다. 육체적 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신체장애자라 한다면, 운동선수들은 우리들을 신체장애자라 할 것이다. 선악, 우열, 귀천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며, 그렇기에 불교에서는 둘이 아니라[不二] 하나라 [一如] 하였다. 좌우와 위아래로 나누면, 화합이 아니라 분열이 되고, 발전이 아니라 퇴보하게 되고, 행복이 아니라 불만이 쌓이게 된다.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는 산목숨을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지 않겠다는 계를 지닌다. 붓다는“모든 존재들은 폭력을 두려워하며 생명을 아낀다. 자신에 견주어 다른 존재들을 대하면 그는 결코 그들을 죽이려하거나 죽이라고 시키지 않을 것이다.”라 하여 다른 존재들의 목숨을 자신의 목숨에 견주어 생각할 것을 가르쳤다.

이처럼 붓다는 연기와 중도사상 그리고 불살생을 주장하였다.
붓다는 자신에 대한 숭배를 거부하고 자신의 가르침에 대해 맹목적인 믿음이나 그릇된 믿음을 강요하지 않고 오직 진리를 따를 것을 요구하였다. 붓다는“그대는 참으로 스스로가‘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이고, 이러한 법들은 지혜로운 자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법들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이익과 행복이 있게 된다.’고 알게 되면 그것들을 갖추고 머물러라.”고 하였다. 이처럼 붓다의 가르침은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진리에 의한 올바른 견해를 가질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하여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합리성과 보편타당성의 원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불자는 붓다의 가르침을 믿는 자를 말하며, 붓다의 가르침은 경전에 있다. 그러므로 불자로서 현실의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은 바로 경전에서 찾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