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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故宮)

김지상
화광전통미술연구소, 중국국가박물관수복연구원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심에는 금빛이 휘황하고 장엄한 고대 건축군이 있다. 이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이징 자금성(紫禁城)인 고궁(故宮) 이다. 베이징고궁은 중국 고대 궁정건축의 명주로서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완전히 보존된 고대 목조 건물군 이다. 1987년 베이징고궁은 <세계유산명록>에 수록 되었다.
자금성은 베이징 중심에 있는 명과 청 왕조의 궁궐이다. 자금성의 규모는 궁궐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이다. 지금은 고궁 박물원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동서로 760m, 남북으로 960m, 72만 m²의 넓이에 800채의 건물과 9,999 개의 방이 배치되어 있다. 1961년 전국 중점문물보호 단위로 지정되었고, 1987년 "명 청 시대의 궁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명나라의 3대 황제 영락제(永樂帝)가 즉위한 지 4년 후인 1406년에 명나라의 수도를 난징(南京)에서 베이징(北京)으로 옮기면서 자금성을 짓게 되었다.

이후 14년간 100만 명의 인부가 이 공사에 동원됐다. 건축 자재로는 벽돌 1억 개와 기와 2억 개가 사용됐다. 완성된 자금성에는 황실 일가와 9천 명의 시녀와 1천 명의 내시도 함께 살았다.
명나라가 망한 후에도 청나라의 황제들과 황족들이 기거하여 명과 청을 거쳐 24명의 황제들이 거주하였다. 자금성의 주위에는 해자(垓字)와 장벽들로 둘러싸여 있다. 해자의 넓이는 52m이며 깊이는 6m에 이른다. 해자에는 동서남북으로 해자를 가로지르는 4개의 다리가 있다. 궁궐 주위 장벽의 길이는 3km에 이르며 높이는 10m나 되는데, 4개의 큰 출입구가 뚫려져 있다. 자금성의 지붕은 대부분 황색 기와로 쌓여있다. 하지만 황실
서가의 지붕만은 검은 기와로 되어 있는데, 검은색은 물을 상징한다고 하여 검은 기와가 화재로부터 서가를 지켜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금성은 1900년에 일어난 의화단 운동으로 유럽 열강들에 의해 베이징이 점령당하여 크게 훼손되기도 하였다. 그때의 사진을 보면 아주 엉망이 되어버린 자금성의 내부를 볼 수 있다.

그 후 관리가 전혀 없어서 풀도 많이 자라있는 거의 흉가로 변해 버린 모습도 보이기까지 했다.
또한‘마오쩌뚱’에 의하여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이유로 철거를 당할 뻔도 했다. 이 계획은‘저우언라이’의 설득으로 백지화가 된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시키면서 중국의 전 수상 저우언라이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던 자금성은 중국인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곳 중에 하나가 되었다.

천안문 광장에 가보면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외국인들도 많지만 중국인들의 수가 월등히 많다. 모두들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로, 대부분 자금성을 보고 천안문 광장과 광장에서 매일 열리는 국기 게양식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다.

고궁으로 들어가 보면 보수와 정비가 한창이다.
곳곳에는 보호각이 세워져 공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증을 통해서 부재를 만들고 단청을 새로이 하는 작업들로 북적북적 하다. 중국의 단청은 우리나라의 단청처럼 화려 하지는 않다.
청색, 녹색, 붉은색이 주로 쓰인다. 각 부재에는 주로 고분질을 하여 안쪽에 채색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황색은 예전에는 대부분 황금색을 칠하였지만 요즘은 금색의 안료를 쓰는 것 같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마지막 황제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고궁은 그 이후부터 사람들의 관심사로 들어오게 된다.
처음 입구인 오문을 들어서면 고궁의 외조가 시작된다. 고궁의 남쪽 입구인 오문에서 북쪽 입구인 신무문까지의 일직선상에 각종 궁전이 있는데 남쪽에는 황제가 정무를 보며 의식을 행하던 곳으로 외조(外朝)라 하고 태화전, 중화전, 보화전이 차례로 있으며 그 북쪽에는 황제가 일상생활을 하던 내정(內廷)으로 건청궁, 교태전, 곤녕궁이 있다. 정치와 의식의 중심인 외조(外朝), 태화전(太和殿) 전체를 평탄한 돌로 깐 앞뜰을 가로지르는 너비 5m정도의 금수하(金水河)에 대리석 난간이 있는 내금수교(內金水橋)가 있다. 태화문(太和門) 은 고궁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문으로 청동으로 만든 사자 한 쌍이 문 앞 양쪽에 서 있다. 동쪽의 숫사자는 권력과 천하통일을 상징하며 서쪽의 암사자는 왼발로 어린 사자를 쓰다듬고 있는데, 자손들의 번성을 상징한다.

사자들을 만져보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태화문을 지나면 고궁의 정전(正殿)인 태화전이 나온다. 규모의 크기와 화려함, 정교함으로 중국 궁궐 건축의 역사를 보여 준다.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3층 기단 위에 지어진 태화전은 전체 높이가 35m에 달하는 중국 최대 목조건축으로 지붕은 황색 유리 기와로 덮여 있다.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1천 4백 88개의 기둥이 둘러 서 있고 단 아래에는 1천 1백 42개의 용머리 조각 배수구가 있는데, 비가 올 때면 천여 마리나 되는 용의 입에서 일제히 물을 토해내는 광경이 장관이라 한다.
여러 차례의 소실, 재건이 반복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34년(1695년)에 재건된 것이다.

태화전 내부는 그 화려함과 웅장함이 극에 달해 2m높이의 수미단(우주의 중심을 상징하는 단) 위에 아홉 마리 황금용이 새겨진 옥좌가 있고 옥좌 주위에는 금칠(金漆)의 반용문(蟠龍紋) 기둥이 있으며 단상에는 금칠한 병풍이 보존 되어 있다. 앞쪽에는 향로와 칠보학을 배치하였고 바닥에는 4천 7백 18개의 금벽돌이 깔려 있는데 소주(蘇州)지방에서 불에 굽고 그림무늬를 넣어 특수 제작한 것이라 한다. 특히 천장은 중앙 부분 에 소란반자(藻井)라고 하는 장식 천장으로 반룡희주(蟠龍戱珠)를 그려 넣었고 위 중방에 칠해진 채색은 명·청시대의 전형적인 형식으로 궁전 전용의 특수한 채색기법 중의 하나로 꼽힌다.

또 다른 볼거리는 곤녕궁 궁전의 후원인 어화원 (御花園)이다. 이곳에는 각지로부터 모아온 자연이 만들어 낸 진기한 형태의 돌들이 가득하다. 감히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기이한 형태들을 취하고 있다. 어화원 문안에 있는 향나무는 뿌리는 두 나무이지만 윗부분에서 붙어 있어 부부의 금실을 말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중화전, 보화전, 건청궁, 교태전 등 수많은 건축물이 있다. 이는 제각기 용도와 형식에 따라서 건축물의 특색을 가지고 있고 안쪽에 새겨진 조각들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륙적인 기질에서 나오는 건축물의 크기와 웅장함, 그리고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어 중국인들이 자금성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는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필자는 자금성을 8번 정도 갔던 걸로 기억한다.
아직도 고궁의 구석구석은 살펴보지 못했으니 가히 세계에서 제일 큰 궁궐 건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입문을 통해서 곧바로 반대편 문으로 걸어 나온다고 해도 2시간이 넘게 걸린다. 고궁의 구석구석을 보자면 며칠의 시간이 필요 할 것이다.

자금성은 또 사방이 해자로 둘러싸여 있는데, 수심이 깊어 다리를 통하지 않고는 궁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는 구조다. 태화전 마당에 깔려있는 돌 또한 깊이가 1m터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외부로부터 침입을 해오는 사람들을 경계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고궁 가운데로 통하는 길목에는 나무가 전혀 없다. 옆쪽으로 배치가 되어있는 건물들에는 나무가 간간히 있지만 그리 크지도, 울창 하지도 않다. 이 또한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역대 황제들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웅장했지만 항상 주변 사람들을 경계하고 마음을 졸이며 살아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