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 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집값이 떨어져도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할 만큼 부동산 경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는 한겨울이라고 한다.
그런데 유독 홍삼 제품은 부진한 경제와 상관없이 판매율이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평소 보약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인삼은 체질에 맞아야 하지만 홍삼은 체질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맞는 약재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홍삼은 수삼을 쪄서 말린 붉은 인삼으로서, 수삼을 여러 번 찌고 말리는 과정 중에 숙성되면서 인삼에 없는 이로운 성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홍삼의 제조과정은 수삼을 물로 깨끗하게 씻고, 일정한 용기에 넣어 가열된 수증기를 이용하여 찌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여 만들어지며 일정의 성분이 충족되어야 홍삼으로 인정된다. 단순하게 홍삼약탕기에 오랜 시간 수삼을 다린다고 홍삼이 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수삼을 쪄서 단시간 건조기에 말린다고 홍삼이 되는 것도 아니다.
홍삼은 중추신경에 대해서 진정작용과 흥분작용이 있으며, 순환계에 작용하여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의 예방효과가 있다. 그러면서도 조혈작용과 혈당치를 저하시켜 주고, 간을 보호하며, 내분비계에 작용하여 성행동(性行動)이나 생식효과에 간접적으로 유효하게 작용하며, 항염 및 항종양작용이 있고, 방사선에 대한 방어효과, 피부를 보호하며 부드럽게 하는 작용도 있다.
홍삼의 효과 중 중요한 것은 주위 환경으로부터 오는 각종 유해성분과 각종 스트레스 등에 대해 방어능력을 증가시켜 생체가 보다 쉽게 적응하도록 하는 능력이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근래에는 홍삼 관련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 것인지 고민스러울 것이다.
좋은 홍삼이란 우선 100% 홍삼 외 다른 약재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이다.
유명 브랜드의 홍삼함량을 한번 살펴보면 대부분의 홍삼제품의 홍삼함량은 0.3%~3%를 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제품은 홍삼액이 아니라 홍삼 맛을 내는 음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홍삼함량이 표시 안 된 제품들은 절대 사지 말아야한다. 홍삼미보다 홍삼근의 비율이 높은 제품일수록 좋다. 제품들을 비교하다 보면 홍삼근 몇 %, 홍삼미 몇 % 이렇게 표시가 되는데 적어도 홍삼근과 홍삼미의 비율이 7:3인 제품이 좋다.
또 제품 뒤의 성분표시를 꼭 확인하고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것은 피해야한다.
대부분의 홍삼제품은 의약품이 아닌 건강보조식품 기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홍삼 외의 첨가된 한약재는 약용이 아닌, 검사기준이 없는 식품용 한약재를 써서 안정성확보가 되지 않았다.
또 단맛을 내는 식품첨가물인 시클로덱스트린시럽, 설탕보다 200~300배 단맛이 강한 인공감미료로 달고 맛있어 꼬마들이 잘 먹는 수크랄로스나 파라치노스, 홍삼 때문에 식욕증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코를 자극해서 식욕을 증진시켜 비만의 원인이 되는 합성착향료, 걸쭉하게 보이는 효과로 인해 달여서 농축한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젤란검 등은 다양한 식품첨가물을 섞는다.
결국 환자들이 사먹는 홍삼이란 것은 홍삼약간 + 식품용 한약성분 + 비타민에 <젤란검>으로 걸쭉하고 진하게 달인 것처럼 하고 <감미료>로 달짝지근하게 하며 <합성착향제>로 입맛을 돋우는, 다시 말해 홍삼이 약간 들어가고 각종 유해한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홍삼맛이 나는 달콤한 음료수일 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것이고, 무서운 독이라 할지라도 맞게 쓰면 명약이 되는 것처럼 설사 잘 만들어진 홍삼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과연 홍삼이 맞는 약이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하다.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홍삼이 누구에게나 맞는다는 말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이다. 맞는 사람이 먹어야 약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좋다니까 덜컥 홍삼을 구입하기보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의 여부를 판별하는 게 먼저다. 체질은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해서 진찰받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