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문학박사 / 동대부여중 교법사
시험 앞에 장사 없다
천하장사도 시험 앞에서는 벌벌 떤다는 말이 있다. 영험이 많은 큰스님도 입시기도 앞에서는 진땀을 흘린다. 시험은 수험생 스스로가 문제를 풀고 답을 도출함으로써, 결과가 나오게 된다. 다른 사람이 대신 봐 줄 수 없고, 푸는 도중에 도움을 구할 수도 없다. 힘들고 고된 자신과의 싸움이자, 남들과의 경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험 중에서, 전국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번쯤은 치르게 되는 시험이 바로 대학 진학을 위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일 것이다.
2010년 11월 18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수능 100일을 맞아 학생들은 ‘수능 100일 전략’을 새로이 수립하고 시험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부모님들은 ‘수능 100일 기도’를 위한 입제에 들어갔다. 드디어 입시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 기간 동안 벌어지는 입시 전투는 정말로 치열하다. 수많은 수험생들이 고3병으로 고생하고, 군사 전쟁 용어까지 총동원되어 수험생을 긴장시킨다. 시험 당일에는 기차 운행과 비행기 이륙까지 제한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능시험 성적이 대학입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3년 동안 준비해 온 결과를 단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평가받고, 또 그것이 대학합격 여부를 결정지으며, 그것이 앞으로의 인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결국 온 나라가 부처님, 하느님을 찾아서 100일 기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학생이나 학부모는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100일 기도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나 모습은 간절하고 쌩쌩한 반면, 3년 동안 기진맥진 달려온 수험생은 목표지점을 코앞에 두고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려워 말고 평상심으로 준비하라
수능시험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 번은 겪어야 할 홍역과 같은 통과의례이다. 그리고 시험은 공부를 잘한 사람이나 못한 사람이나 모두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만 두려워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항상 대범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시험 성적은 하루아침에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 공부하고 노력한 만큼, 인과법(因果法)에 의해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에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곡식을 얻으려면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하고, 지혜를 얻으려면 배우고 물어야 한다.”
《삼세인과경(三世因果經)》에서는 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전생의 일을 알고자 하는가? 금생에 받는 것 그대로니라. 내생의 화복(禍福)을 알고자 하는가? 금생에 지금 닦는 것 그대로니라.”
물론 과학적이나 사회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가피(加被)와 행운이 있기는 하지만, 수험생이 행운만 바라보고 시험을 치르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행운은 자신이 최선을 다했을 때에만 덤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에게 다음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부처님께서 설하신 인과의 법을 믿고 침착하게 평상심(平常心)을 가지고 마지막 까지 정진하라. 시험성적은 노력한 만큼 분명하고 정직하게 나타난다. 단기간의 벼락치기나, 시험 당일 날의 운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를 믿고 항상 여유 있는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선정(禪定)을 하라. 산란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시킨 삼매(三昧)의 경지에서 학습했을 때는 알파파가 생겨나서 초능력적인 학습효과가 나타나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마음을 항상 밝고 긍정적인 상태가 되면 뇌로부터 인체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뇌의 활동 자체도 활력이 넘치게 된다.
셋째, 수험생에게 몇 시간을 자고 공부했느냐가 마치 성실성의 척도인 양 잘못 이해될 수 있다. 충분한 수면시간, 적어도 5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너무 적은 수면을 취하거나 너무 많이 취하면, 이는 모두 두뇌 기능을 저하시킨다. 여름철 공부의 능률을 올리려면 최고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낮잠은 많이 자면 밤잠의 수면 질을 떨어뜨리기 쉬우므로 30분 이상 자지 않는 것이 좋다.
넷째,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적은 양이라도 아침식사는 해야 하고, 과도한 식사는 금물이다. 또한 규칙적이고 가벼운 운동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시험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끝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마지막 날까지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건강관리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다섯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올 수능은 EBS교재를 70%까지 연계 하겠다”고 발표했으니, EBS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중심으로 해서 마무리 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오답노트를 잘 활용하고, 매일 언어, 외국어, 수리과목에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여 실전감각을 유지하도록 한다.
학부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수험생은 항상 극도로 긴장상태에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학부모는 곁에서 한 발 물러서서 살펴보면서, 수험생에게 필요한 바를 알아서 챙겨주는 도우미 역할을 지혜롭게 해야 한다. 다만 그 정도에 있어서 지나친 것은 금물이다. 수험생을 독려한다고 심적인 부담을 주는 행위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수험생의 손목에 염주를 걸어주고,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잠잘 때 3분만이라도 매일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도록 하면,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관세음보살님의 가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