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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맑아야 한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옛날부터 어른들은 “건강하려면 피가 맑아야 한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이는 피가 맑아야 순환이 잘 되고 그래야 건강할 수 있는 생리기전이 함축된 말이기도 하다.
한방에는 어혈瘀血이라는 말이 있다. 어혈은 쉽게 설명하면 죽은피라고 이해하면 된다.
피는 살아있을 때 제 기능을 할 수 있고 죽은피가 되면 역할을 하지 못할뿐더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넘어져서 피부에 나타나는 멍도 어혈의 일부인데, 이런 멍을 부항으로 빼내면 색깔이 검붉으면서 끈끈하게 뭉쳐있고 여성들이 출산 후에 나오는 오로도 죽은피에 속하는데 오로가 덜 나오면 나중에 자궁이나 자궁 부속기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피는 우리 몸의 모든 세포 하나하나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또 중요한 것은 각 세포에 매우 큰 영양을 미치는 여러 가지 종류의 호르몬을 운반한다. 또 피는 세포들에 쌓인 노폐물을 간이나 콩팥에 날라 해독작용을 하거나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한다. 이 같은 피의 역할을 근거로 볼 때 피가 맑아야 된다고 하는 옛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산소공급이 충분히 된 피는 맑은 피의 중요한 자격조건이다.
실제로 산소공급이 충분히 된 피를 보면 아주 깨끗한 빨간 색깔이 나지만 산소공급이 충분치 못한 피는 색깔부터 검붉은 빛을 띠게 마련이다. 위에 썼듯이 피가 색깔이 밝은 붉은 색을 띠지 못하면 죽은피가 되어가는 것이다. 뇌는 전체 혈액의 20% 정도를 가져다 사용한다. 뇌 속에 바로 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검붉은 피가 돌면 우울한 기분이 되고 짜증이 잘 나는 스트레스 상태가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생기게 된다. 다량 분비된 스트레스 호르몬은 혈액을 끈끈하고 탁하게 만들어 피 속에 콜레스테롤이나 혈당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데 이렇게 되면 혈압이 오르게 되고 당뇨나 동맥경화증 환자의 경우 병세가 악화된다.
이러한 산소결핍상태의 피는 연쇄적으로 산소 소모를 촉진하는 병적인 상태를 부채질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몸에서 암세포나 여러 병균과 싸우는 저항력의 중추역할을 하는 면역기능이 점차 힘을 잃게 된다.
피를 맑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에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육류, 버터, 마가린, 식용유를 지나치게 써서 조리한 튀김음식을 많이 섭취했을 때는 혈액 속에 지방분포가 높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산소공급을 전담하는 적혈구의 활동이 어렵게 된다. 이와 같이 산소공급을 어렵게 해 맑은 피를 유지하는데 방해가 되는 지방분이 많은 음식의 섭취는 피해야 한다. 지나친 지방질은 면역기능을 약하게 하고 당뇨병의 원인이 되며 또 당뇨병 악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피 속의 산소부족은 스트레스나 졸음현상을 가져오는데 이를 쫓기 위해 마시는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등은 오히려 뇌 속의 피로를 더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즉 과로로 지친 말에 가혹하게 채찍질을 하는 것과 같이 우리의 뇌를 자극해서 당장 졸음을 깰 수 있으나 결국 더 신경질적인 상태를 유발하게 한다.
피를 맑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운동이다.
피는 우리 몸 구석구석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1분에 한번 정도, 심한 운동을 할 때는 20초에 한번 정도 온 몸을 순환하는 피 속에 각종 영양소와 산소가 풍부히 들어있다.
따라서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세포들은 호흡곤란과 영양실조 때문에 심각한 손상을 받게 된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산소요구량이 증가한다. 이 산소요구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심장이 빨리 뛰게 되고 혈관을 확장하는 여러 가지 생리적인 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빨라지는 심장박동, 확장된 혈관을 통해서 더 많은 피를 공급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혈압은 낮아지고 혈류를 크게 증가시키는 유익한 효과를 가져온다.
피를 맑게 하는 것은 꼭 명약을 먹어야 하고 명의의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음식에는 절도가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몸은 저절로 맑은 피를 만들어 온 몸으로 돌리는 선순환 시스템이 작동할 것이다.



햇살고운 한의원 57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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