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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전자레인지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호기심보다는 익숙함을 좋아하는 나에게 항상 단골로 찾는 김밥집이 있다. 작은 홀이지만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김밥집을 찾는 이유는 김밥 맛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김밥을 항상 미소 띤 얼굴로 아기 다루듯 정성스레 싸고 있는 아주머니 때문이다.
아주머니는 항상 곱게 화장한 얼굴과 깨끗한 옷차림으로 입가에는 분꽃 같은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신다. 가격이 몇천 원 밖에 되지 않는 김밥을 팔면서도 손님들에게 따뜻한 인사말을 건네며 손님을 정중하게 왕으로 대접해 주신다.
‘평생 한 가지만 잘해도 보람 있는 인생’이라고 하는데, 남이 보기에 힘들어 보이는 일을 하면서도 얼굴에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주위 사람에게 행복의 교향곡을 전파해주시는 아주머니! 고향을 찾은 듯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시는 아주머니는 거대한 권력의 소유자인 그 누구보다도 더 큰 위력을 갖고 계신 듯 보인다.
인간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인간 전자레인지’처럼 외로워하는 손님들에게는 따뜻한 인사말로 위로와 격려를, 항상 불만족 속에서 투덜거리며 살아가는 손님들에게는 매사에 감사하며 살라는 감사의 교훈을 주신다. 넘어진 한 사람도 손잡아 이끌 수 있는 여유와 용기를 평범한 김밥집 아주머니는 손님들에게 따뜻한 칭찬 한마디로 채워주신다.
하루 종일 서 있을 라면 피곤함의 그늘이 엄습할 만도 한데, 전혀 불만과 어둔 표정 없이 봄꽃의 전령사인 노란 프레지아 꽃의 미소를 품고 계시는 아주머니! 인간 전자레인지가 그리워지는 요즘! 먹먹한 교신 속에 메마른 영혼의 소유자로 소통의 부재 속에 삶이 아닌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오늘도 힘내세요”라는 김밥 파는 아주머니의 말 한마디는 상인의 상술에서 나오는 입바른 소리가 아닌 진정으로 우리의 행복을 바라는 엄마의 정과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돈이나 일보다 더욱 중요한 행복의 요소는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행복감인 것을 느끼게 해주시는 아주머니!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아주머니야 말로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따뜻하게 데워주시는 ‘인간 전자레인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