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산의 관리법
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지난 호에 이어서>
제 일생에는 너무도 많은 대중이 있었습니다. 출가한 도반이건, 동문이건, 제자이건, 신도이건, 직원이건, 봉사자건 저는 항상 대중 가운데 있었으며, 대중 가운데 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격 덕분에 저는 사람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도 저를 필요로 했으며, 사람들이 저를 필요로 하면 저는 반드시 그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사유재산을 축적하지 말라
불광산에서는 출가 수도한 자의 개인 사유재산을 허락하지 않지만, 일체의 것 모두 반드시 공유하라고는 절대 요구하지 않습니다. 불광산에는 공덕금고가 있습니다. 모든 개인은 가족이 돈을 보내거나 그 자신이 매월의 단은(單銀: 용돈)을 사용하지 않고 저축하고 싶다면 공덕금고에 보존하면 됩니다. 저축 기간이 오래되면 사찰에서는 약간의 이윤을 보태주기도 합니다.
누구도 개인의 예금이 얼마인지 혹은 개인의 재산 상태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봐서는 안 되고,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만큼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이 공덕금고는 불광산 전체를 통틀어 취급하는 직원 외에는 저를 포함해 누가 얼마나 예금했는지 모르며, 저도 누가 얼마의 돈이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자혜 스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개산부터 지금까지 50년이 되었음에도 단은을 가져간 적이 없습니다. 그의 모든 단은은 공덕금고에 예금되어 있습니다. 한번은 제가 농담처럼 “스님은 단은이 50년이 넘었으니, 백만 원 이상 되었겠습니다. 왜 사용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자혜 스님은 “저는 필요치 않습니다. 이 돈이 있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본래 사찰에서 온 돈이니 다시 사찰에 귀속시켜야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불광산 누구나 사유하지 않는 이러한 수도자의 성격 덕분에 일체가 모두 “영광은 부처님께 돌리고, 원만성취는 대중에게 돌리고, 이익은 사찰에 돌리고, 공덕은 사회에 돌린다.”고 하였습니다.
무소유는 계율이라 볼 수는 없습니다.
수도자가 성격상 약간 소유하고 싶어도 괜찮고, 소유하고 싶지 않다 해도 괜찮습니다. 지나치게 탐욕하고 집착하지 않는다면 소소한 사유는 성격대로, 원하는 대로 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