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련화
인천 보명사 불자
무덥던 더위와 가뭄을 이겨낸 세상에 가을이 내려앉아 물들고 있다.
아름다운 계절 가을은 매일 보던 나무도 기특하게 느껴지고 가슴 뭉클하게 한다.
시조부님께서 5형제 중 막내셨던 관계로 종가가 위치한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을 방문하면 친정 부모님 연세쯤의 6촌 시숙과 손위 동서인 형님이 많다. 명절이나 경조사 때 종종 뵙던 시숙님의 안타까운 소천 망 소식을 접하고 조문을 다녀왔다.
늘 반갑게 맞아 주셨던 분, 시숙님께서 투병 중이셨음을 알지 못해 생전에 찾아뵙지 못하고 영정 사진으로 뵙는 회한은 크다.
간병으로 수척해진 6촌 형님의 손을 잡으니 30여 년 만에 만나도 어색할 것 없게 지냈던 살가운 정에 코끝이 시리다.
유난히 무덥던 여름이 무색할 만큼 푸르던 나뭇잎은 벌써 단풍이 되어 간다.
투박한 고단함으로,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가득해 정겨운 손 같아 오래 기억 될 6촌 시숙님과의 인연이 낙엽 되어 고개를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