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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연꽃입니다

수정향 도현수
보명사 불자


‘백중 회향 9월 5일(화)’
보명사 문자를 보고 달력에 표시해 두었다.
그동안 이래저래 일이 있어 절에 다니지를 못해서 이날만큼은 제시간에 가고 싶었다.
급한 마음에 가다 그만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절에 도착했다.
법당은 회향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보살님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또한, 법당 한쪽에는 흰색 윗옷과 검은색 바지를 입은 보살들이 많은 게 아닌가.
“어~ 절에 무슨 일이 있나요?”
옆 보살한테 물었다. 합창단 옷이고 노래를 부른다고 귀뜸했다.


절에 가끔 오다 보니 행사가 있을 때 온 것 같다. 볼 때마다 옷이 다르다. 한복을 입거나 연꽃을 닮은 연분홍색을 입은 모습도 보았다. 백중 회향 때는 흰색인 것을 보니 그 행사에 맞게 입는 모양이다.


법회를 하는 중간 드디어 음성공양을 할 차례가 되었다. 평소 접해 보지 못 했던 찬불가(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노래)여서 왠지 낯설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첫 번째 부른 곡은 ‘우란분절’ 두 번째는 ‘무상’.
영가를 위해 부른 곡이 선보였다.
부드러운 음색으로 보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환호와 기립 박수 소리가 끝날 줄 몰랐다. 보살들 화답에 대중적인 곡 ‘고향의 봄’으로 또다시 즐거움을 선사했다.


합창단이 빠른 기간 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평소 음악을 했던 분이 아니다. 음의 높낮이, 박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화음을 낸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결성한 지 4개월 만에 불교 연합 합창제에 참가했으며, 부처님오신날은 인천 문화 예술회관 야외 특설 무대 등에서 기량을 뽐냈다.


보명사 합창단은 지난해 12월 1일 결성해 매주 목요일 2시부터 4시까지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휘자는 김영호 원덕화 보살이다. 불교음악의 활성화와 보급을 위해 조계사와 국방부 원광사 합창단을 맡고 있으며, 보명사와 인연을 맺었다.
합창단원은 초하루·백중·부처님오신날·천도재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음성 공양을 한다.


지휘자 원덕화 보살은 말한다.
“화음은 남을 의식해야지만 들을 수 있다. 혼자만 잘 했어도 안 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해서 그 과정에서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말하기를, “음성 공양은 전도할 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보시”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색적인 백중 회향으로 영가와 보살들이 즐거웠던 날이 되었다. 그날은 새로운 공양법을 하나 배웠다. 바로 음성공양이다.


합창단을 보니 연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왕 꽃 하나가 뿌리를 내리자 40여 개의 꽃이  군락을 이루어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 향은 진하지도 않으며 은은하게 스며들어 묘한 매력을 지녔다. 사람들은 매료되어 손을 내민다. 법당의 연꽃등도 어우러져 춤을 추는 것 같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깨끗하고 밝은 꽃을 피운다. 씨의 수명이 길어 3천 년이 지나도 발아할 수 있다고 한다.
보명사 합창단도 연꽃처럼 보살님들 마음속에 싹을 틔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