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반야행)
시인 / 구룡사 불자
너를 떠올려본지가
얼마 만인가
사는 것이 고되다고 생각 될 때
그래서 잊고 산 나의 친구는
기억에서만 무지개로 손 흔들었다
해지는 골목 돌아
달빛 따라 걷던 하얀 운동장
컹컹 짖어대는 강아지
등에 업은 동생 꾸벅꾸벅
새근거리는 숨소리 들려오면
쉴새없이 울어대던 개구리 소리
강물에 잠길 때까지
내일의 꿈을 이야기 했다
우리들의 이마에는
푸른 세월이 발이랑을 이루고
코스모스 강둑 너머 불현듯 뒤돌아
서있을 것만 같던 너
애틋한 어제들이 달려와
한차례 바람이 불면
너는 내게 투명한 유리알 한웅큼
나도 높이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