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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묘처






   성운(星雲)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생각은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입니다. 사람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지혜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불가(佛家)에서는 ‘듣고 생각하고 닦음으로써 사마디(三摩地)에 든다’고 말했으며, 유가에서는 ‘배우고서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배우고 때때로 익혀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생각이 지극한 곳에 도달한 것이 바로 깨달음입니다. 부처님 역시 깊이 사유한 연후에 우주와 인생의 도리를 깨달을 수 있었으며, 가슴 가득 깨달음을 얻으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부처님을 종교가요, 교육가요, 자선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부처님은 참으로 위대한 사상가입니다.
선문(禪門)에서 참선(參禪)하여 도(道)를 깨달을 때 역시, 바짝 몰아붙이면서 절대로 긴장을 늦추지 말고 화두(話頭)를 들되, 한 치 흐트러짐 없이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며 참구해가야 합니다. 선문의 좌선(坐禪)은 결코 한가하게 앉아 있는 것이 아니고 참구하는 것입니다. 참구는 심혈을 기울여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 편의 문학작품도 수없이 짜임새를 구상하고서야 문장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한 폭의 산수화 역시 수없는 사유와 배치를 거쳐야만 화선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작품이 됩니다. 볼품없는 돌덩이가 조각의 과정을 거쳐 예술품이 되는 것 역시 조각칼의 힘이 아니라, 마음속 사유의 결과입니다. 고층 빌딩이 올라가는 것 역시, 수천 수백 명의 직원과 노동자의 힘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사유의 업적입니다.
생각은 현실을 낳게 하고, 현실은 생각의 결과로 나타난 것입니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습니다.
오늘날의 과학자나 철학자는 모두 위대한 사상가로 볼 수 있습니다. 유감인 것은 현대의 학교 교육이 보편적으로 사상개발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고 규격화된 가르침만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규격은 고정된 양식이지만, 사상은 활발하게 운용되는 것입니다. 생각을 통해 남의 의중을 알 수 있다면 일 처리가 더 민첩하고 행동에 막힘이 없습니다.
근세의 사상가였던 호적 선생은 일찍이 “대담하게 가설하고 조심스럽게 증명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가설(假說)이 곧 생각이고, 그 가설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실천입니다. 대만이 수년간 농업, 공업, 상업, 그리고 과학기술 등의 다방면에서 고른 성장을 이룩한 것은 모두 생각의 결과입니다. 이제 부유해지고 물질과 과학기술이 발달한 지금, 국가는 앞으로 생각이나 견식 있는 사람을 좀 더 배출하여 사회 화합 창조와 중국본토와 대만 관계의 평화적 촉진, 더 나아가 오천년 동안 부끄러운 대립투쟁의 역사, 그리고 부조리 척결 등의 문제에 더욱 마음을 써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라면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자라서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도록 다음 세대들을 독려해야 합니다.
우리 개개인 역시 어찌하면 여러 사람의 힘을 모아 다함께 뭔가를 이루어 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다수인이 속한 단체에서도 단체의 이익을 어찌하면 전 국민과 함께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주부들도 ‘옷은 어떻게 재단해야 몸에 더 잘 맞을까? 어떻게 해야 환경이 더 나아질까?’, 요리사 역시 ‘어떻게 하면 요리가 더욱 맛있어질까?’ 고민해야 합니다.
우주자연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금의 모습이 되었겠지만, 우리들이 사유하고 탐구하기를 기다리는 더 깊고 광범위한 경계가 있을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불국정토(佛國淨土)는 바로 ‘사색’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도 사색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오늘날의 인간 정토를 건설할 수 있을까요?
더 구체적으로 말해 어떻게 안정과 평화, 즐겁고 이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우리들이 끊임없이 사유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