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천당 월하대종사
조계종 9대 종정
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삼여죽
金銀玉帛積似邱 금은옥백적사구
臨終獨自孤魂逝 임종독자고혼서
思量也是虛浮浮사량야시허부부
처자와 권속들이 삼대같이 수가 많고
금과 은과 옥과 비단 산처럼 쌓였어도
죽음에 이르면 내 한 몸만 홀로 가니
이것을 생각하면 허망하고 덧없도다
朝朝役役紅塵路 조조역역홍진로
爵位纔高己白頭 작위재고기백두
閻王不怕佩金魚 염왕불파패금어
思量也是虛浮浮사량야시허부부
날마다 힘을 다해 먼지 나는 길을 달려
벼슬 조금 높아지자 머리털이 희어졌네
명부의 염라왕이 금어 관대 두려워하랴
이것도 생각하면 허망하고 덧없도다
錦心繡口風雷舌 금심수구풍뢰설
千首詩輕萬戶候 천수시경만호후
增長多生人我本 증장다생인아본
思量也是虛浮浮사랭야시허부부
비단결 같은 화려한 마음 수단, 좋은 말솜씨로
천 편 시와 문장으로 만호 벼슬 비웃어도
다생토록 너다 나다 잘난 자랑만 길러 놨네
이것도 생각하면 허망하고 덧없도다
假使說法如雲雨 가사설법여운우
感得天花石點頭 감득천화석점두
乾慧未能免生死 건혜미능면생사
思量也是虛浮浮 사량야시허부부
입으로 구름 덮듯 비 내리듯 설법하여
하늘 꽃이 떨어지고 돌 사람이 끄덕여도
아는 것만으로는 생사고를 못 면하네
이것도 생각하면 허망하고 덧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