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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력과 원력

성운星雲 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지장경地藏經은 ‘어떤 사람이 지옥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첫 번째는 악업의 이끌림이요, 두 번째는 원력의 발휘라 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이 천상에 오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 첫째가 선업善業의 이끌림이요, 둘째는 원력의 가피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오취육도에 윤회하고, 심지어 성현의 과위에 들어가는 것도 모두 업력과 원력에 따른 작용 때문입니다.
업력은 경우에 따라 당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으며, 예전의 갖가지 인연과 얽혀 있으므로 아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많은 선업과 악업을 짓습니다.
예를 들어, 악업 중에 몸이 짓는 업(身業)은 살생, 도둑질, 음란함이 있고, 입으로 짓는 업(口業)에는 망령된 말, 악한 말, 일구이언, 거짓으로 꾸민 말이 있으며, 생각으로 짓는 업(意業)에는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으며, 인과의 도리를 믿지 않는 사견(邪見) 등이 있습니다.
당신이 악업惡業을 지으면 당연히 악과惡果가 있을 것입니다. 당신과 육친이 당신을 구하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불보살조차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선업을 행했다면, 달리 크게 도움이 없어도 당신은 당연히 선연과보善緣果報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불행히도 악업을 저질렀을 때 구제할 방법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업장 소멸입니다. 흡사 옷에 묻은 먼지나 몸에 낀 때는 세제와 비누를 이용해 제거할 수 있는 것처럼 악업을 지었을 때 참회할 줄 알면 죄업을 없앨 수 있습니다.
둘째는 원력입니다. 좋은 일 하기를 바라고 좋은 마음을 가지길 자라며, 좋은 말을 하려고 해야 합니다. 단지 원력만이 아니라 실천을 보태면, 자연히 소원을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권세가 있고, 돈과 지위가 있다가도 일단 업보가 눈앞에 닥치면 빙산이 무너지듯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런데 몇몇 가난하여 송곳조차 꽂을 땅도 없는 서민들이 맺은 좋은 인연은, 성숙해진 때를 만나면 바라던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상주商紂, 영정瀛政, 심지어 왕망王莽, 양제煬帝의 후손조차도 하늘을 찌를 듯한 권세를 가졌지만 안타깝게도 업보를 받을 때가 이르자 고층빌딩이 무너지듯 하였는데, 하물며 몸 둘 곳인들 있겠습니까? 한고조 유방, 주홍무朱洪武 주원장은 시골 촌민이었지만, 좋은 기회를 만나 모두 왕과 황제로 일컬어지며, 천하를 통치하지 않았습니까?
인생에서의 시운이란, 때론 순탄하다가 때론 기복이 심한 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모두 우리의 선악업력으로 인한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업장이 소멸되기 바란다면, 우선 좋은 일들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좋은 논에 좋은 종자를 뿌렸는데 수확하지 못할 것을 왜 두려워합니까? 항상 마음에 선한 생각을 품고 항상 힘써 행하려고 발원하며,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사회에 직분을 다하며.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육친을 위해 마음을 다하기를, 자나 깨나 잊지 않고 소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겁니다. 그런데 미래에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할까를 왜 염려해야 합니까?
세상에 가장 큰 힘은 홍수나 맹수가 아니며, 총이나 대포도 아닙니다. 사실, 행운과 불행은 모두 우리 자신의 업력과 원력에 달려 있으니, 어찌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찌 의문을 품고 업장을 소멸하지 않을 수 있으며, 대원심을 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