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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아름다운 미소에서 시작됩니다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군종교구장


가을입니다.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입니다.
보름 후면 겨울이 온다는 입동立冬입니다.
단풍은 곱게 물들어 있습니다.
설악산에 첫눈이 올 거라고 합니다.
전방 부대에는 추워질 것 같습니다.


“꽃은 봄을 보내지 아니하려 하나 봄은 가고
사람은 나이를 먹지 아니하려 하나 늙음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옛글이 있습니다.


11월 달도 빈 칸이 거의 없습니다.
빼곡히 적혀 있는 일정표를 보다가 출가한 스님이 언제까지 이렇게 살다 가야하나 싶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는 그날까지 외도外道를 위하여 교화하시며 마지막 제자로 받아들이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군종교구장을 맡은 지 3년이 넘어, 내년 7월이면 소임을 마치게 됩니다.
부족하였지만 군 포교에 미력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었기를 염원합니다.
3년 전에는 대위 법사 스님들과 대만 사찰의 실천불교를 배우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모두가 소중한 자산이요 재원이지만, 선임 법사 영관 장교 스님들과 재가불교의 요람인 정토진종淨土眞宗 정행사正行寺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봄에는 본사 주지스님들과 대만의 3대 사찰에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성운대사星雲大師님은 홍콩에서 여러 날 큰 법회를 하고 계셨습니다.
불광산사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비행기로 절에 오셔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여 주시고 저녁에 다시 홍콩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작년 여름, 중령, 대령 스님들과 북인도 다람살라에 갔을 때, 달라이라마 스님은 유럽 일정을 미루시고 우리 일행들을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티베트불교의 달라이라마 존자님, 대만불교의 성운 대사님, 일본 정토진종 정행사 주지스님의 자애로운 미소와 자상하신 모습은, 대중스님들과 재가 불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신 덕목德目이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일상생활에 배어있는 가족들의 잔잔하신 미소와 친절함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불교도 그 자애로운 미소와 자상함으로 온 세상과 더불어 어우러지는 친절한 승가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한 영관급 스님들은 내년 봄에는 같이 가도록 계획도 세우고, 작년에 법사님들과 일본 순례길을 다녀온 것처럼, 예비역 법사님들과 일본 정토진종 순례길에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반야경般若經』에 이르기를, “나를 내세우는 것이 만 가지 분별상分別想을 일으켜서 지혜의 눈을 멀게 한다.”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자기 자신을 놓쳐버린 사람입니다.
어제와 내일은 시간으로 이어진 오늘입니다.
공간적인 내일도 볼 수 있는 안목眼目을 가졌으면 합니다.
천 년 전의 한강도 오늘의 한강입니다.
그러나 어제의 한강물은 오늘의 한강물이 아닐 것입니다.
시간 속에 유유히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내가 나(我)인가요?
불길 같은 오욕락五慾樂의 고통과 괴로움은 번뇌에서 일어납니다.
타던 불(煩惱)만 꺼지면 끓던 물(五慾)은 잠잠해질 것입니다.
따스함도 마음에서 생깁니다.
기쁨과 즐거움도 마음에서 일어납니다.
마음을 저버리지 않으면 스스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 깨달음으로 성공한 사람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주변에 힘들고 어려운 이들도 살피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힘들고 어렵기로 말하면 과거의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면, 한 달에 몇 천원, 몇 만 원의 돈도 벌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화폐입니다. 돈의 가치만 다를 뿐입니다. 우리는 물질적인 큰 부자들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출세해서 유명해지고 성공하려는 생각보다 근본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며, 도리道理를 다 하는 인생살이가 훨씬 나은 인생입니다.
그러니 주어진 자리에서 자기 일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가졌으면 합니다.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자연인의 참 행복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 소중한 인간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바르게 인식하게 되는 소중한 생명들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는 마음이 중생심衆生心입니다.
 
좋은 사람은 좋은 감정이 일어나고 싫은 사람을 만나면 싫은 감정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까지도 모아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행복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을 다듬는 모습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부터 먼저 보듬어가야 합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의 나눔은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몸짓이었습니다.
내가 나를 알아가는 공부가 참 수행입니다.


asanjungw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