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젊은 여성들은 얼굴이 부석부석하면 몹시 신경 쓴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라서 더욱 그렇다고 보는데, 특히 퉁퉁 부은 얼굴로 출근하기를 무척 꺼린다. 아름다움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여성의 본능일 것이다. 어떤 여성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한다. 물만 먹고 살찔 수 없으나 체중은 늘어날 수 있다. 살이 찐다고 하기 보다는 붓는다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인체는 수분대사를 통해 필요한 수분이 아니면 대변 소변 땀 또는 호흡을 통해 배출한다. 수분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수분까지 배출되지 못해 몸이 붓는다. 부종은 또 다른 부종을 가져온다. 부은 상태에서 더욱 수분대사가 안 돼 더 많은 수분이 몸에 축적되면 몸이 붓다 못해 살이 찐 것처럼 체중이 불어난다. 여성들의 하소연 중에 “부은 게 살이 됐어요”라는 말이 근거 없지는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부어서 나가기 창피해 하거나, 전날 물을 마시고 자면 얼굴이 붓거나, 라면을 먹고 잔 날은 여지없이 퉁퉁 부기가 생긴다고 하거나, 아침마다 얼굴이 붓고 손까지 부어 주먹을 쥘 수 없다고 하는 등 붓는 증상에 대한 표현도 각양각색이다.
양방에서는 몸이 부으면 제일 먼저 내부 장기의 문제를 의심한다. 콩팥 심장 등이 좋지 않으면 붓는 증상이 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부기가 자주 오는 사람은 한의원에 오기 전에 이미 양방에서 어느 정도 검사를 하고 오며, 대부분 큰 문제가 없거나 원인이 없다는 결과를 듣고 온다. 붓는 증상은 있는데 원인이 없으면 환자입장에서는 답답하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매일 붓는 증상이 계속되는 건 정상과 질병 중에 어디에 속할까? 현대과학으로 인체를 전부 알 수 없다.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인체에 대한 미지의 세계가 많기 때문이다. 화병이 나면 병원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거와 마찬가지다. 양방검사에 밝혀지지 않는다는 것일 뿐 병이 없는 게 아닌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누구나 자고 일어나면 조금씩 붓기 마련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과 손이 뻣뻣한 것은 근육이 굳고 약간의 부기가 있어서다. 이는 자는 동안 몸의 대사작용이 떨어져 나타난다. 그런데 유난히 잘 붓는 사람들이 있다. 아침마다 얼굴이 퉁퉁 부어 오후가 되어야 조금 빠지고, 그나마 물 같은 음료수를 많이 마시거나 과식 또는 라면이라도 먹고 잔 날에는 퉁퉁 부어 버린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반복적으로 붓는다면 수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수독水毒은 한의학에만 있는 개념이다. 이는 불필요한 체액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머물러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불필요한 체액이 배출되지 못하면 몸이 붓는 것이다. 예로 담 결렸다고 하는 것도 수독의 한 가지 증상이다. 부종은 수독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부종이 잘 오는 사람은 얼굴뿐 아니라 다리도 많이 붓는다. 손가락으로 발목 위쪽 정강이를 누르면 쑥 들어간 부위가 한참 나오지 않는다. 부종이 심한 사람이 아니라도 물렁물렁한 물살이거나 피부를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몸속에 수독이 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하루에 1~2kg이 늘었다 줄었다 하며 체중이 고무줄처럼 변동이 심하게 나타난다. 근육은 하루 만에 그런 변화가 오지 않는다. 물이나 수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 체중이 증가한 것이어서 소변으로 물을 배출하기만 해도 늘어났던 체중이 줄어든다.
수독을 없앨 수 있는 민간요법으로는 생강이 아주 잘 듣는다.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여 열을 발생시켜 속을 덥혀주는 효과가 있다. 속이 따뜻해지면 피부에 맺혀 있던 수독을 몸 밖으로 발산시켜 부기를 없애고 몸 안의 수독을 기화시키기도 한다. 늙은 호박을 달여 물을 마시거나 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호박에는 이뇨작용을 도와 수독을 배설시키는 효과가 있다. 출산 후에 호박을 달여 먹는 것도 이러한 효과를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에서 온 것이다. 옥수수수염도 부기를 줄이는 효과가 높은데, 부작용이 없는 것 또한 장점이기도 하다. 옥수수수염을 차로 달여서 물 대신 마시면 수독을 빼서 부종을 줄여주는 데에 한 몫을 톡톡히 해 낼 수 있다.
민간요법으로 해결되지 않고 병원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할 경우에는 한방치료가 단연 효과적이다. 방기, 저령, 택사, 복령 등 수분을 조절하는 한약이 아주 많고 효과 또한 뛰어나다. 무엇을 해봐도 붓는 증상이 빠지지 않으면 가까운 한의원에 가서 도움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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