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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불교 최고의 경전 『화엄경』의 핵심
「보현행원품」의 간결한 정리와 수행법


『화엄경』은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의 내용이 담긴 불교 최고의 경전이다. 80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과 심오한 내용은 불자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부처님이 설하신 깨달음의 길은 절대 어렵지 않다. 누구나 쉽게 닿을 수 있다. 『화엄경』 39품 가운데 하나인 「보현행원품」에 그
길이 소개되어 있다.


「보현행원품」은 불교의 신행信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화엄경』의 핵심이자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책 『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는 「보현행원품」을 더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계율을 지키고 팔정도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실천 지침이 담겨 있다.


‘보현행원’은 우리가 본래 부처임을 알게 해주는 가르침일 뿐 아니라 온 세상이 이미 깨달음으로 넘치고 있음을 체험하게 합니다. 보현보살만 보현행원을 하는 거룩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본래 ‘보현’이었으며 우리 생명이 ‘본래 부처님 생명’이며 우리가 본래 보현행원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존엄하고 절대적 존재’임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것이 부족한 우리가 스스로 부처님이 되고, 불교 혹은 수행을 전혀 모르는 이웃들도 부처님 되게 해드리는 가르침입니다.


공경하고 찬탄하고 섬기는 것은 인류 공통의 보편행이며 나아가 우주의 존재 원리입니다. 보현행은 불교의 이름을 빌렸지만 ‘우주 보편의 원리’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불교를 알든 모르든, 수행하든 안 하든, 깨치든 못 깨치든 우리는 이미 보현을 하고 있고 보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생명의 본질이 바로 보현이요, 일체 만물의 본질이 보현이기 때문입니다.
-머리글 중에서


깨달으려 애쓰지 마라
중생은 부처님의 ‘깨달음’을 따라 살면 될 뿐


우리는 ‘깨달음’하면 고행을 떠올린다. 그러나 깨달음의 길이 그토록 어렵다면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그 길을 가도록 설하지 않았을 것이다. 흔히 ‘깨달아 부처를 이룬다’고 하지만, 이는 부처님이 성불하시기 전 이야기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이 깨쳐서 성불한 뒤에는, 깨쳐서 부처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부처의 행을 함으로써 부처를 이루는 것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이 깨치기 전에는 깨친 경계, 깨친 이가 하는 행동, 살아가는 모습, 또 깨치기 위해 닦아야 하는 수행 등을 아예 몰랐거나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석가모니부처님이 깨쳐서 부처가 된 뒤에는 부처의 모든 소식, 경계, 정보가 중생들에게 낱낱이 공개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깨치기 위해, 그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을 허비할 필요 없이 그저 부처님이 알려주신 대로 수행하고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부처님이 걸어가신 길, 보여 주신 여러 모습을 배우고 익히면 우리는 저절로 깨닫게 되고 성불하게 되는 것이다. 깨쳐서 성불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행(佛行)으로써 성불하는 법! 이것이 ‘보현행원 수행법’이다.


수행에도 밝은 수행과 어두운 수행이 있습니다. 무엇을 구하는 수행은 어두운 수행입니다(깨달음도 구하면 어두운 수행이 됨). 또한 밖으로 향하는 수행은 모두 어둡게 되고, 중생의 밝은 불성을 부정하는 수행, 가령 너는 죄인이다, 하심하라, 버려라, 이런 가르침 역시 어둡게 됩니다. 내 종교가 제일이다, 내 수행만이 최고다 하는 등의 배타성도 수행을 어둡게 만듭니다. 수행 자체는 밝고 어두움이 없지만 내 마음을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어둡고 밝은 수행이 나눠지는 것입니다. 어두운 수행도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를 밝히지만, 밝은 수행을 해야 진실로 밝고 원만한 수행이 됩니다.
-23쪽


진정한 깨달음은 앎에서 그치지 않고 자비로서 완성되는 것


구두쇠 자린고비가 사는 모습이 궁색한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가난해서인 것처럼, 중생이 힘들게 살아가는 것 역시 깨달음이 적거나 모자라서가 아니라, 또는 깨달은 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깨달음의 행을 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깨달았다면 반드시 자비행을 실천해야 한다. 보현보살의 행원 10가지를 현대인의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정리하면, ‘예경제불 : 고맙다고 말하라’, ‘칭찬 여래 : 잘했다고 말하라’, ‘광수 공양 : 섬기고 모셔라’, ‘참회 업장 : 미안하다고 말하라’, ‘수희 공덕 : 함께 기뻐하라’, ‘청전 법륜 : 불법을 청하라’, ‘청불 주세 : 부처님께 돌아가라’, ‘항순 중생 : 중생의 뜻을 따르라’, ‘보개 회향 : 깨달음을 중생과 함께 하라’이다. 행원 10가지를 따르면 깨달음은 나에게서 머물지 않고 나와 남, 사회와 세상으로 퍼져 나간다.


예를 들면, 내가 남을 공경하고 감사를 표하며 칭찬할 때, 남도 나에게 지극한 칭찬과 지극한
공경으로 다가온다. 서로가 공경하고 서로가 찬탄하니 서로가 밝아지고 서로가 기쁨에 차며 사회가 밝아지고 세상이 밝아진다. 찬탄하고 공경하는 몇 가지 일은 이렇게 단순한 일상사가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없애고 우리 모두를 좀 더 높은 정신적세계로 이끄는 뛰어난 수행법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행원은 수행할 시간이 없는 바쁜 현대인에게 아주 적합한 수행법이다.
내가 있는 자리, 내가 일하는 바로 그 자리, 그 시간이 수행이 되기 때문이다. 행원은 삶과 수행이 둘이 아닌 가르침이다. 행원의 관점에서 삶은 수행이 펼쳐지는 도량이며, 수행은 삶이라는 현실이 펼쳐지는 도량이다. 삶이 수행이며, 수행이 곧 현실의 삶인 것이다.


행원의 눈으로 보면 일체중생이 모두 부처님입니다. 모두 존귀하고 대접받고 찬탄 받아 마땅할 분들인 것입니다. 비록 아무리 못나고 비천한 사람도 보현행자에게는 ‘못 깨쳐도 부처님’입니다. 깨쳤든 못 깨쳤든 그 사람은 부처님임에 틀림없고, 단지 지금 잠시 미혹에 가려 망나니짓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잠에서 깨어 부처를 이루고 일체중생을 행복하게 할 것이니, 나는 현재의 모습에 상관없이 비천한 그를 부처님으로 모시고 섬기고 공양하겠다는 것입니다.
-41쪽


‘보현행원 수행’ 핵심 실천법 4가지


1 ‘ 고잘미섬모’ : ‘고맙다, 잘했다, 미안하다, 섬기고 모시겠다’는 마음으로 나와 이웃, 일체 중생을 대하라. 보현행원은 엄청난 수행이 아니라 쉽고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된다.


2 부처님을 그리워하라 : 그리움은 모든 사람들을 성숙시켜, 일체의 갈등을 잠재우고 맑은 마
음으로 돌아가게 한다. 부처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보리심을 일으키고 정진을 일으킨다.


3 늘 부처님과 대화하라 : 내 마음의 기쁨, 걱정, 어두운 생각 모두 부처님께 말씀 드린다. 이렇게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마음이 부처님을 향하게 하고 보리심을 잃지 않도록 한다.


4 부처님께 늘 바쳐라 : 고뇌가 있는 그 자리, 근심 걱정 가득한 자리가 바로 공부할 자리요, 부처님 공양 올릴 자리이다. 바라는 원을 공양 올리고, 번뇌를 바친다. 그렇게 바치는 속에 온
누리 가득한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과 가피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