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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의 삶

김홍곤
자유기고가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육창일원六窓一猿이라는 비유의 설법이 있다.
즉, 여섯 개의 창문이 있는 방에 원숭이를 가둬두면 침착성이 없는 원숭이는 불안한 마음에 각각의 창문에 얼굴을 내밀었다 숨었다를 반복하는데, 인간의 마음도 이 원숭이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원숭이는 인간의 마음이며, 여섯 개의 창문은 인간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인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의 육근六根을 비유한 것인데, 원숭이가 창문에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 마치 마음의 번뇌가 육근을 통해 표출되는 모습과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쁜 꽃을 보고 ‘꽃을 꺾어야겠다’는 욕망이 일어났다면 꽃을 보고 인식한 육근이 번뇌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육근을 청정하게 해야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가지 작용인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의 육식六識 또한 청정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육근을 청정하게 할 수 있을까?
불교에서는 마음을 잘 가꾸고 다스릴 것을 가르치고 있는데, 보시布施의 삶을 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부처님께서도 초전법륜初轉法輪에서 “남에게 베풀고 계를 지켜서 생활한다면 반드시 이고득락離苦得樂하여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보시의 삶이야말로 우리 불자들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보시의 방법에는 물질을 베푸는 재보시財布施와 바른 법을 베풀어 중생들을 좋은 길로 인도해주는 법보시法布施, 그리고 중생으로 하여금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주는 무외시無畏施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보시를 행하게 되면 반드시 그에 따른 과보를 받게 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진정한 보시란 어떠한 대가나 과보를 바라지 않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러므로 진정한 보시란 보시를 함으로써 얻게 될 복덕마저도 중생에게 회향하는 마음자세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모든 소유물을 보시하는데 있어서 과보를 바라지 않고 털끝만큼의 아낌도 없이 베풂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도록 자신의 마음을 잘 가꾸어가는 삶이 바로 보시의 삶인 것이다.
그러나 중생심이라는 것은 스스로의 목적의식에 사로잡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한다.
염념보리심念念菩提心이면 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이라고 했다.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보살의 마음을 일으켜 살게 되면 가는 곳마다 불국토가 아닌 곳이 없다고 했듯이, 내 마음 먹기에 따라서 현재 머물고 있는 이 자리가 불국정토가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추수의 계절에 우리 모두가 보시의 마음을 내어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고 위해주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