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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어려움 타개와 분쟁해결⑥

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해군사령관 고법붕高法鵬 중장은 물 공급 중단사태를 막기 위해 한밤중에 불광산으로 저를 찾아와 방법을 일러 주길 바라며 제가 앞에 나서서 조정해 주길 원했습니다. 이 일은 『잡아함경雜阿含經』 「집장경 執杖經」 편에 부처님이 두 부족의 물 분쟁을 화해시킨 이야기를 저에게 상기시켰습니다. 당시 석가족과 코살라족은 ‘물 부족 문제’로 인해 저마다 몽둥이를 들고 대치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시던 부처님이 쌍방이 평화롭게 지내며 공평하게 물을 나눠 쓰고 함께 가뭄을 이겨내도록 설득하셨습니다.
저는 그저 출가자일 따름이지만, 사회를 대신해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사회에 대한 책임을 내팽개칠 수 없기에 그 자리에서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즉시 현장인 여진월영余陣月瑛에게 함께 화해를 중재하자고 청했고, 다음 날 당사자들을 불광산으로 불러 함께 토론하기로 했습니다.
쌍방이 좌정한 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해군은 다슈향에서 오랫동안 식수를 사용하였습니다. 다슈향 지역도 해군에 공헌을 한 셈입니다. 지금 다슈향에서 더 이상 군대 측에 지하수를 공급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제가 건의를 하나 할까 합니다. 만일 해군에서 계속하여 다슈향의 용수를 사용하신다면 약간의 급여보조를 해서 저들의 삶에 조금 보탬이 되게 해주시면 어떻습니까? 얼마 안 되는 물 값이 해군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군대 측에서는 흔쾌히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국방 관련 추가경정예산 문제는 상부에 보고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니, 고 사령관도 향민들에게 시간을 좀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황등용 향장도 매우 사리에 밝은 사람이라 쌍방이 협의를 이루었고, 돌아간 뒤에 이 기쁜 소식을 향민들에게 전달했습니다. 향민들도 생각지도 못한 돈을 손에 쥐게 되었다며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하여 이 분쟁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인사관리’에 있어서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상대가 능히 받아들이도록 공평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매사 모두 상대와 나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야말로 관리학에서 중요시해야 할 점이라 생각합니다.


KP(柯P)에게 설법
KP(柯P: 柯文哲, KP는 ‘가 교수’란 뜻의 발명)는 2014년 12월 25일, 타이베이 시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의 하청을 받은 공사를 조사하던 중, 원웅건설회사에서 약 300억 이상을 들여 건축하고 있는 타이베이 돔구장이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반드시 부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당장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원웅건설회사에서는 이 결정을 따를 수 없다며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타이베이 시민들 역시 시장이 이와 같은 결정을 왜 내렸는지 의아해했습니다.
더구나 타이베이에 새로 건축되는 돔 체육관에서 2017년 유니버시아드가 거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서둘러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문철 시장은 이념과 이상을 가진 사람이며, 공정하고 사욕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돔구장의 건설 중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부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일 년 가까이나 쌍방이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2016년 8월 28일 가문철 시장은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자 일부러 불광산을 방문했습니다. 제게는 정치를 묻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한가기 원칙이 있었습니다. 사회민생 문제에는 관심이 있지만, 그 다스리는 행위는 참견하지 않습니다. 가 시장은 감사하게도 제가 강연하는 『금강경』을 듣기 위해 특별히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저는 그가 매일 『금강경』을 독송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강경』 안에서 깨달은 바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는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꿈과 같고, 물보라 같고,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으니 마땅히 여시如是하게 보아야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그 유위법이 기왕에 꿈과 같고 번개와 같다니 더 확실하게 보아야 하지만, 어떠한 일은 약간 느슨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강경』은 주로 무주생심無住生心, 무상보시無相布施, 무아도생無我度生, 무증이증無證而證을 설하고 있습니다. 일부 출세간의 사상을 가지고 허망하게 분별하는 망심妄心을 넘어서야 합니다.”


『금강경』의 도리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화제는 타이베이 돔 체육관의 공사 문제로 옮겨갔습니다. 저는 “정치적 지도자가 늘 전체적인 큰 틀을 두루 살펴야지 문제 속에서 양보 없이 대치하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왕에 『금강경』을 읽었으니, 『금강경』의 지혜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색·성·향·미·촉·법 안에 머물지 말고, 더 뛰어난 또 다른 경계에 머물러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약 2주 정도 흐른 후, 가문철 시장이 드디어 돔 체육관 건설공사 문제에서 양보하여 원웅건설회사가 공사를 재개하도록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그는 저의 영향을 받았다 말했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는 불법을 몇 마디 해주었을 뿐이며, 만일 그가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면, 이것 역시 부처님의 가르침이 타이베이 시민에게 주는 은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