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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란 마음을 길들이는 여정

남걀 사원에서 대만 불자에게 법문


종교란 마음을 길들이는 여정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히말라야 끝자락 돌라다르 산맥의 설산이 청명한 하늘 아래 그 장엄을 맘껏 선사하는 아침.  인도 다람살라 남걀 사원 내 쭉라캉은 10월 4일부터 시작된 달라이라마(뗀진갸초, 90)의 법문에 참석한 1,300여 명의 대만불자와 5천 500여 명의 사부대중으로 야단법석의 장관을 연출했다.
성하께서 사원 광장에 위용을 드러내자 대만 불자들은 감격의 눈시울을 붉히며 합장 공경의 예를 올렸다. 중국어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몸과 말 그리고 마음의 청정을 서원하는 만다라 공양 의식이 진행되는 내내 성하는 불자들에게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존재의 평등을 기억하세요.”


위없는 스승 붓다와 가르침 그리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모든 허물을 참회하고,
일체 존재의 선업을 기뻐하며,
붓다의 경지에 이르기를 서원합니다.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삼보에 귀의하고자 하오니,
나와 남의 이익을 위하는
보리심을 일깨우도록 하소서.
이제 나는 모든 중생을 손님으로 맞이하고
가장 환희로운 보살행을 실천하겠습니다.
모든 중생의 이익을 위해
저 또한 붓다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생명 지닌 모든 존재는 평등합니다. 우리 개개인은 나름의 행복을 원하고 직면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씁니다. 오늘 이 자리에 붓다의 제자 여러분이 모여 법문을 청한 것 또한 궁극의 행복을 구하는 열쇠를 깨닫고자 하는 간절함 때문일 것입니다.
인도 나란다 승원의 법통을 이은 티베트불교는 역대 위대한 논사와 선지식의 가르침을 연구하고 면밀히 실천해 왔습니다. 저는 티베트 암도 지역의 쿰붐 지역에서 태어나 라싸에서 14대 달라이라마에 옹립된 이후 링 린포체와 티장 린포체를 스승으로 모시며 수학하였습니다. 교학에 있어서는 반야 중관 인명론 아비달마와 율장에 이르는 5대과와 주석서를 사사하였습니다. 티베트불교는 이성적 논리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행하는 고유의 학풍을 오늘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음과 감정의 작용을 세밀히 분석하고, 그것을 어떻게 조복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단계를 밟아 갑니다.
우리는 이 전통을 원형 그대로 전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며, 오늘날 서구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마음의 지혜를 배우고 분석하기 위한 통섭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양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과 감정의 작용에 대해 고찰하고자 하는 움직임 역시 대중화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현대 과학자들은 마음의 본성과 의식의 층에 대해 흥미를 보여 왔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방편이 논리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달라이라마인 저는 어린 시절부터 반야경의 지혜, 중관학, 인명논리학, 아비달마의 심리분석, 그리고 율장의 수행규범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변증법적 논리를 대론과 토론을 통해 배우고 그 내용을 실천적으로 검증 받았습니다. 선지식께서도 이해와 분석을 통한 수행이야말로 붓다의 진의를 가장 깊이 체득할 수 있는 길이라 항시 강조하셨습니다.
불법의 참된 맛은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함께 그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에는 업력과 의식의 미세한 층위에 대한 사려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광대하고 심오한 티베트불교의 사유적 논리 때문에 종교를 일컬어 마음을 길들이는 길이라 명하였습니다.
과거 베이징에서 마오쩌둥과 회동 당시에, 그가 진지하게 뱉은 말이 떠오르는군요.
“종교는 독이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그가 영적 수행의 이익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진심으로 종교를 수행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감정을 조복시키는 과정입니다. 1959년 티베트를 떠나 망명한 뒤 불교 수행이 감정과 마음을 다스리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깨달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알아차립니다. 선한 마음과 보리심을 증장시키면 나 자신이 편안해지고, 주위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진다는 논리를 기억하길 바랍니다.


당신은 자비의 화신 관세음보살,
청정한 지혜의 문수보살이라네.
모든 장애를 제거하는 금강수보살이시며,
설산의 학승 가운데 으뜸인 쫑카파 롭상닥빠여,
저희는 당신의 가르침 아래 귀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