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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 무엇을 회향할 것인가

안직수 불교신문 편집국 차장


시나브로, 한 해가 저물고 2008년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반복하는 일이지만 이때쯤이면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들도 한번쯤 뒤를 돌아보며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을 보게 된다. 그래서 연말이란 단어 속에는 지난 한 해를, 또 지난 인생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내가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를 생각해 본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연말이란 단어 다음에 연초(年初), 또는 연시(年始)를 함께 사용한다. 한해가 끝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 즉 연기적 존재라는 의미가 그 속에 담겨있다.

같은 단어가 또 있다. 회향(廻向)이란 단어다. 사전에서는‘스스로가 쌓은 공덕이나 수행을 살아있는 생명에게 되돌리는 일’을 회향이라고 한다. 찻잔속의 차를 마셔 잔을 비워야만 새로운 차를 그 안에 따를 수 있는 것처럼, 회향은 자신이 그동안 쌓은 것을 사회와 뭇 생명에 나눠주고 자신을 비워내는 일이다. 그리고 다시 빈 잔을 채워간다. 그래서 회향은 자신과 남을 위한 거룩한 이타행일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웰빙-잘 사는 법-이 화두였다. 화두는 다시‘웰다잉’즉 죽음을 향해가는 아름다운 발걸음으로 전환됐다. 웰다잉은 회향의 이 음동의어다.

아름다운 회향은 사회를 훈훈하게 만든다.
하지만 잘못된 회향은 많은 사람을 고통과 아픔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감동적인 기사를 접하곤 한다. 소 한 마리 훔쳐 달아 나서 대기업의 총수가 된 후 소떼를 이끌고 북한의 닫힌 문을 열어젖힌 고 정주영 현대회장의 이야기에서, 평생 김밥 장사를 해서 모은 돈 50여 억 원을‘좋은 일에 써 달라’며 충남대에 기증했던 김밥할머니 정심화 여사의 이야기, 교직을 정년퇴임하고 방과 후 교실을 지도하는 한 교장선생님의 이야기 등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회향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회향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다. 때론 돈일수도 있고, 지식, 기술 등 무형의 자산일수 있다. 반면 하나님의 은혜를 전도하겠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무리한 선교활동을 했던 모 교회 신자들의 이야기나 자신이 평생 익힌(?) 범죄의 기술을 다른 교도소 재소자에게 전수한 일 등을 접할 때면 우리는 분노한다. 회향을 잘못알고 행한 결과다.

회향을 생각할 때, 보통은 재산을 어떻게 다른 사람과 나눌 것인가를 떠올리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재물을 회향하는 법을 제시하셨다.

부처님께서 사밧티 기수급고독원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한 장자가 부처님을 찾아와 물었다. “부처님, 세상에는 재산을 모으고자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돈 을 벌고, 써야 하는지 가르쳐주십시오.”
이에 부처님께서는 재산을 모으고 회향하는 방법을 열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는 수단 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산을 모은 뒤 부모나 처자를 돌보지 않고 복도 짓지 않는 사람이다. 둘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산을 모은 뒤 자기 가족을 위해서는 쓰는 사람, 셋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산을 모으지만 가족과 남을 위해 쓰는 사람, 넷째는 때때로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지만 부모나 처자를 돌보지도 않고 복도 짓지 않는 사람, 다섯째는 때때로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지만 자신의 가족만을 위해 쓰는 사람, 여섯째는 때때로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면서 가족과 남을 위해 쓰는 사람, 일곱째는 언제나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지만 자신만을 위해 쓰는 사람, 여덟째는 언제나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지만 오로지 가족에게만 쓸 뿐 남을 위해서는 쓰지 않는 사람, 아홉째는 언제나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며, 가족과 남을 위해 쓰는 사람, 그리고 열 번째는 언제나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고 가족과 남을 위해 사용하면서도 재물에 집착하면 우환이 온다는 것을 알고 그것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어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정당하지 않게 재물을 구하거나 또는 때때로 정당하기 않게 돈을 모으면서, 남을 위해 쓰지 않고 또한 복을 구하지 않으면 이는 모두 옳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 수고해서 재물을 구하면서 가족과 남을 위해 쓰며, 널리 베풀어 복을 지으면 이는 최상이니라.”
우리나라 속담에‘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있다. 비록 비천하게 돈을 벌어서라도 떳떳하고 보람 있게 쓴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또 재물을 가치 있게 쓴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좋다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불자들은 달라야 한다. 돈을 버는 것도 회향의 한 방법이요, 쓰는 것도 회향이기 때문이다. 서두에서 말했듯, 회향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방점, 내지는 전환점이다. 회향의 가치는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눠준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내 것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나눠줄 것인가, 또 비워낸 자리에 어떤 것을 채울까하는 고민이 포함돼 있는 까닭이다.

한 의사 부인이 있었다. 남편이 개인병원을 개업하자 부인은 열심히 절에 와서 기도를 했다.
“내 남편의 병원이 잘되게 해주세요.”
기도 덕분인지 병원은 매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그녀는 때때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보시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이 부인을 불렀다.
“무슨 기도를 매일 열심히 하십니까?”
“네, 남편의 병원이 잘 되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병원 주변에서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병든 사람이 많아져야겠네요. 보살님, 앞으로는‘내 남편으로 인해 모든 아픈 사람이 병마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해 보세요.”
남편을 위한 기도를 남을 위한 기도로 바꿔보라는 한 스님의 조언에 부인은 크게 깨달았다
고 한다. 스님은 회향의 의미를 알려준 것이다.

회향은 그렇다. 우리는 순간순간 많은 갈림길에 서야 하고, 또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그 매 순간에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보는 지혜가 바로 회향의 정신이다. 회향을 잘하면 잘할수록‘앞으로의 내 삶’을 잘 꾸려갈 수 있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뒤이어 또 다른 해가 떠오른다.
연말연시, 나는 이웃에게 무엇을 회향할 것인가. 그리고 또 무엇을 추구해 나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