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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배

조용국
동불CEO 총동창회 산행회장·삼호글라스 대표


살아가는 과정에서 매번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아주 많다.
우린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배가 출항하여 목적지로 가는 항해 도중 거센 폭풍우를 만나 항로를
잃고 말았다.
아침이 되자 바다는 다시 잔잔해지고, 배는 아름다운 포구가 있는 어느 섬 가까이 이르렀다.
사람들은 포구에 닻을 내리고 잠시 쉬기로 했다.
그 섬에는 온갖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맛있는 과일을 주렁주렁 매단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으며, 이름 모를 새들이 즐겁게 지저귀고 있었다.
배에 탄 승객들은 다섯 무리로 나뉘어졌다.
첫 번째 무리는 자기들이 섬에 올라가 있을 동안 순풍이 불어 배가 떠나버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록 섬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자기들의 소망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뿐이라며 아예 상륙조차 하지 않고 배에 남아 있었다.
두 번째 무리는 서둘러 섬으로 올라가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며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맛있는
열매를 따먹고 원기를 회복하자마자 곧장 배로 돌아왔다.
세 번째 무리도 섬에 올라갔다.
그러나 그들은 섬에서 너무 오래 지체하는 바람에 배가 떠나려고 할 때에야 허둥지둥 돌아왔다. 그러느라 소지품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배의 좋은 자리도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네 번째 무리는 순풍이 불어와 선원들이 닻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도 돛을 달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라는 둥, 선장이 설마 우리들을 남겨 두고 떠나기야 하겠느냐는 둥 하며 여전히 섬에서 꾸물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배가 포구를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에야 허둥지둥 헤엄을 쳐서 가까스로 배에 올랐다.
덕분에 바위와 배의 난간에 부딪쳐서 온몸에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들은 항해가 끝날 때까지도 아물지 않았다.
다섯 번째 무리는 너무 많이 먹고, 섬의 아름다운 풍광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배가 출항을 알리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그래서 숲 속의 맹수들에게 잡아먹히기도 하고, 독 있는 열매를 먹고 병에 걸리기도 하여 모두 죽고 말았다.


당신은 어느 무리에 속하겠는가?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배는 인생에 있어서의 선행을, 섬은 쾌락을 상징하고 있다.
첫 번째 무리는 인생의 즐거움을 완전히 외면했다.
두 번째 무리는 즐거움을 조금 맛보기는 했지만 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이것이 가장 현명한 무리이다.
세 번째 무리는 지나치게 즐거움에 빠져들지 않고 돌아오기는 했지만 약간의 고통을 겪었다.
네 번째 무리는 결국 선행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 시간이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이 가장 선택하기 쉬운 것은 다섯 번째 그룹이다.
그들은 일생을 허영에 들떠 살거나, 장래의 일을 망각하거나, 달콤한 과일 속에 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그것을 먹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