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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순간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볼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각자의 행복에 대한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행복했던 순간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일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했던 순간으로 추억 속에 각인되어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무척 행복했던 순간이 상대방에게는 별로 즐겁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만나 사랑을 느끼는 순간이 누구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친구와 소통하며 깔깔 웃는 그 순간이 행복의 정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종교에 심취해 눈에 보이지 않는 절대자와 교감하는 그 순간을 행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가장 행복한 순간은 사람마다 감정의 결이 다르다.


문득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거울을 보면 어느 날은 자신의 모습이 예뻐 보이기도 하지만, 또 어느 날은 무척 초라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주어진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기쁨을 누릴 때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면, 결국은 모든 것들이 물 흐르듯 순조롭게 잘 풀릴 때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고 바로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결코 행복의 조건이 객관적일 수 없고, 각자의 주관적 감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지만 우리는 객관적 수치로 행복을 가늠하는데 익숙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타인이 인정해주는 행복의 조건 속에서만 행복해질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남에게 보여지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 우리는 소중하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하찮게 여기기도 한다. “신나는 것은 순간이다. 행복과 불행은 순간이고,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불행할 때는 불행을 받아 들여라”는 법정스님의 말씀과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인간의 관념이다. 그 것은 어디까지나 내 관념에 존재해 있는 무형의 그 무엇”이라는 부처님 말씀이 생각난다.


“인생人生은 추억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누군가 표현했듯 잠깐의 행복, 몇 초의 행복의 순간이 시간이 흘러 예쁜 추억의 사진으로 남아 있다면 곧 그것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일 것이다.
행복은 우리가 잡을 수 없는 신기루가 아니라 건강한 몸으로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으며, 좋아하는 일을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은 행복한 것이다. “행복은 조건이 아닌 기술과 노력이고 인간과 사물에 대한 우호적인 관심이 근본적인 행복”이라는 알베르 까뮈의 말이 깊이 와 닿는 요즘이다. 행복은 연습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는데, 오늘도 행복의 완성을 위해 연습하는 작업을 열심히 해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