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석영융(釋永融, 대만 원조사)
사진/ 송인지(宋仁智, 대만 원조사)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
불교단체 성립의 종지는 온갖 수단을 부려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부대중의 소통과 화합, 협력, 불법 홍포와 삼보를 호지하는 것을 우선합니다. 또한 불교적 방법의 모색으로 교육을 실현하고, 흥성하기를 천명합니다.
이와 같은 취지로 대만의 비구니 단체인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가 1996년 11월 23일 발족되었으며, 이 단체 창립의 일등공신은 대만 신주新竹의 영은사靈隱寺 주지 명종明宗 스님이십니다.
명종 스님이 출가하신 지 50년 정도 되었을 때, 자신의 수행경험과 환경을 보고, 홍법이생하는 일을 여러 비구니의 힘으로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셔서, 정부에 단체 인가를 신청하였으며, 여러 사부대중의 관심 속에 대만의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단체가 설립되자 저희 노스님이신 경정 스님(가오슝 원조사 주지)께서 적극 후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경정 스님은 항상 대만의 전국 비구니가 단결해서 불법을 선양하고, 불교 계율과 삼보를 호지하며, 비구니 승단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공익 서비스, 자선사업, 문화교육사업을 대만 비구니 승가의 도약을 위해 동분서주 하셨습니다.
협진회 설립 초기에는 새로운 단체라,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행보 속에서 협진회에 지지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만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격려, 온정으로 불교의 홍포를 주도하였으며, 교도소나 보육원 등에서 부처님의 자비심을 홍포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불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맑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당시 대만은 돼지 구제역이 창궐하여 약 200만 마리의 돼지가 희생되었습니다. 이에 협진회 회원들은 모든 중생을 자비심으로 대하며, 자이현嘉義縣 향광사香光寺, 가오슝현高雄縣, 원조사圓照寺, 신주시新竹市 영은사靈隱寺 등과 함께 ‘대만 지역 구제역 희생 동물을 위한 자비의 대법회’를 제안하였으며,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비춰질 수 있도록, 희생된 생명 모두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사회 평화와 안정을 도모했습니다.
이렇게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는 사람과 동물, 육도를 윤회하는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와 보시행을 행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한국 비구니 승단과 교류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는 대만 비구니 승단의 단합과 불교 홍포 외에도 세계 각국의 비구니 교단과 친선을 도모하며 불교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 취임식이 11월 13일 서울 비구니회관 법륭사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조사 주지 스님이신 경정 스님을 비롯한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 소속 여러 스님들과 불자님들이 한국을 방문, 법륭사에서 열리는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 취임식에 참석하였습니다.
비록 한국과 대만 스님과 불자들의 언어가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안내하시는 분들이 친절하게 영어로 안내를 해 주셨으며, 대만의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 상노 스님과 초대회장 경정 스님의 축사가 있었으며, 새로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하신 본각 스님은 취임법회를 열고 비구니 승가 내 소통과 화합을 다짐했습니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대만 원조사 사부대중들도 진심으로 신임 회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렸습니다.
한국 사찰과의 불교교류
한국의 가을은 아름답습니다. 법당의 단청들이 울긋불긋하듯, 온갖 색깔의 단풍이 온 세상에 단청으로 물듭니다. 한국에 올 때마다 가을이 되면 온 산을 물들이는 단풍은 신비로운 풍경입니다.
경정 스님을 비롯한 원조사 사부대중은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 취임식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하며, 한국 사찰의 전통과 아름답게 단풍이 물든 숲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사찰음식을 대중공양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구룡사 회주 정우 큰스님의 배려로 양재동 구룡사를 방문한 일은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구룡사 신도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는 대만 보다 추운 한국의 날씨를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매번 새로운 배움을 얻습니다. 특히 이번 한국 방문은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라, 그동안 배운 것을 수확하고 새로운 배움을 준비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 한국과 대만 양국 불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교류,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이 인연, 한국과 대만 불자님들이 함께 불교를 더욱 흥할 수 있도록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