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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마음가치를 논하다

달라이라마, 제39차 마인드 앤 라이프 대화


인공지능의 마음가치를 논하다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우리가 어머니에게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의식과 감정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의 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삶은 마음에 의해 지탱되기 때문입니다.”


청명한 다람살라의 가을, 10월 16~17일 달라이라마 도서관에 120명의 과학자와 각 계열의 학자를 비롯한 수행자와 기업의 리더 그리고 티베트의 교육·문화 기관의 관계자가 둘러앉았다. 올해로 제39차를 맞은 마인드 앤 라이프Mind & Life 회담은 ‘인공지능과 마음의 본질’을 주제로 현재의 인공지능 수준과 향후 인공지능과 인간의 연민 그리고 자비의 대한 방향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달라이라마 도서관 및 아카이브의 총괄 디렉터인 잠뺄룬둡의 개회사와 마인드 앤 라이프 이사회 의장 툽텐 진파의 권두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회담이 진행 되었다. 지난 40년간 이어온 마인드 앤 라이브의 기조는 동양의 지혜와 서양의 과학적 발견을 잇는데 달라이라마(뗀진갸초, 90)의 고견을 영감으로 삼아 왔다. 1987년 첫 마인드 앤 라이프 회담은 현재 전 세계적 플랫폼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학문의 전당이 된 인스티튜트는 불교 학자들과 신경과학, 물리학, 우주론, 생물학, 수행 지혜 분야의 과학자들을 함께 모아 두 영역의 지식을 통섭해왔다. 특히 뇌와 마음 그리고 윤리의 연결에 대한 연구가 큰 진전을 이루었으며, 티베트 승려들이 전통적인 교육과 더불어 과학을 공부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자비란 무엇일까요. 자비란 수행의 공양과 같은 의미입니다. 이번 마인드 앤 라이프 회담은 자비의 해, 달라이라마 성하의 90세 생신을 기념하며 개최되었다는 점에 의미가 큽니다. 첫 번째 회담은 칠레의 과학자 프란시스코 바렐라와 기업가 아담 엔글에 의해 그 기틀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두 코디네이터는 달라이라마 성하와 과학자의 대화가 성사되는 플랫폼을 기획하였으며, 불교와 과학간의 탐구가 활성화 되고 서로의 철학과 논리가 이해되도록 하는 장을 열었습니다.
달라이라마는 우리의 활동 즉, 마인드 앤 라이프 회담을 통해 과학의 지평을 확장하고, 과학이 인류를 구하는 방향으로 쓰이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물질 중심적인 패러다임을 넘어 마음과 수행의 경험이 지닌 중요성을 조명하는데 가치를 두고, 항시 자비의 동기부여를 핵심에 두어야 한다고 명하셨습니다.
일반적인 회담은 논사의 발표에 그치지만, 마인드 앤 라이프 회담은 논제에 대한 열린 대화를 통해 새로운 통찰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해의 회담 주제는 마음과 인공지능 그리고 윤리인 만큼, 우리는 지금 여기서 인류가 AI와 어떻게 공존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대적 질문을 공론화하고자 합니다.


AI가 인류의 고통을 줄이고, 형평성과 사회적 조화를 증진하며, 지구적 번영을 지원할 잠재력을 지녔는가.
AI가 건강 교육 정치 기후 행동 등에 미칠 위험성의 여지가 있는가.
AI가 모든 존재의 행복에 이바지하게 하려면 어떤 윤리적 가치를 담아야 하는가.
철학적인 마음의 정의와 AI를 통한 관계 미래 다양성 윤리 교육의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현재 AI는 무엇을 하고 있고, 우리가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가. AI의 미래는 인간 주도의 형성 가능한 미래인가.


전문가들은 기업이 광고하는 인공지능의 허위와 과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시뮬레이션과 실제의 격차가 아직은 상당히 큽니다. 챗봇이 당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느낀다고 답해도, 그것은 단지 코딩된 단어에 불과 합니다. 하이퍼 시스템이 실제 연민을 느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 감정에 의해 표출되는 고유한 언어와 AI에 적용하는 언어가 오용되는 것은 경계 되어야 합니다.
AI를 의인화하고자 하는 것 역시 위험합니다. 인간적인 특성을 투사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현재 인공지능에 반응하는 인간 지능에 대한 실험용 기니피그와 같은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그 누구보다 최대 피해자는 아이와 청소년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경각심과 함께 각국의 정부는 에너지 자원 문제에도 AI를 적극적으로 도용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와 달리 AI는 막대한 자원 소비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 AI의 가치를 자비와 책임 그리고 투명성에 두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갈등이 아니라 변화적 내적 성장을 위한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이 되어야 합니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의식을 여는 대화는 의식의 행위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 마인드 앤 라이프 회담의 성사 목적입니다. 달라이라마로서 저는 티베트 라사에서 철학적 전통의 수순을 따라 수학하였습니다. 저의 오랜 시간 통찰에 근거하여 과학자들도 불교 전통의 논리와 인식론, 비판적 사고에서 서로 협력 가능합니다. 과학자는 인류학자와 같은 자세로 세상의 미래를 대해야 합니다. 제가 매일 아침 깨달음을 지향하는 보리심을 닦으며, 자신을 믿는 모든 이들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기도하는 것과 같은 마음 자세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