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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할 때마다 두통이 생겨요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30대 직장인 여성이 두통으로 내원했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편인데, 스트레스로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생기면 어김없이 두통이 동반된다. 가끔 생기던 증상이 6개월 전부터 횟수가 잦아지면서 일주일에 3번 이상 반복되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내과에 갈 때마다, 소화가 안 되면 두통이 같이 시작한다고 호소했으나 소화와 두통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은 듣지 못하고 두통은 신경외과나 신경과로 전원 받기 일쑤였다.


소화불량과 더불어 두통을 겪는 사례가 주변에 적지 않다.
이러한 두통은 양방검사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의 양상은 어지러움, 안구통증, 가슴답답함, 잦은 한숨, 깨질 듯이 혹은 쪼개지는 듯이 아픈 두통, 숨이 자주 차거나 한숨을 자주 쉬는 등 개인마다 약간 다르기도 하다


소화불량과 두통은 왜 같이 올까?


둘의 연결고리는 자율신경계에서 시작된다.
자율신경계는 우리 몸의 장기들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경 시스템이다. 특히 교감신경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을 전투 모드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상황은 우리 몸의 스트레스 상황이다. 오솔길을 산책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사나운 곰이 나타났다고 연상해보자. 먼저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도망쳐야 한다. 도망가기 위해 심장이 강하게 뛰고 팔다리 근육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 도망칠 수 있게 만드는 신경이 바로 교감신경이다. 이때 필요한 혈액은 위장이나 비뇨기 쪽에서 가져온다.


영리할 것 같은 인간의 뇌는 때론 멍청한 짓을 한다.
곰과 마주치는 위험한 상황과 스트레스 상황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상생활 중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곰에게서 멀리 도망칠 때처럼 심장이 강하게 펌핑을 하고 근육에 불필요하게 많은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치우침으로 위장이나 뇌에 혈액이 결핍되고 소화불량 두통과 같은 증상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소화불량성 두통은 교감신경을 조절해야 근본치료가 된다.


한의학적인 치료는 교감신경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단순하게 교감신경의 흥분을 줄이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안정화되도록 한다. 소화기가 약하면 소화기능을 보완해주고 심장이 약하면 심장을 강화하면서 자율신경을 안정시켜서 교감신경 흥분을 진정시켜 준다. 전통적으로 치료에 사용해온 한약, 침치료와 더불어 요즘에는 약침이 교감신경조절에 큰 역할을 차지한다.


​또 충분한 휴식, 규칙적인 운동, 명상이나 심호흡 등의 이완 요법이 교감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므로 평소 소화불량성 두통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꼭 시도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