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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임대인의 의무

(2: 수선의무 외의 다른 의무들)


장길석
여래사 불자, 법무법인 대호
송무실장·jang-kswi@hanmail.net


(지난 호에 이어서)


(질의) 저는 상가건물을 임차하여 음식점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얼마 전 건물 외벽에 간판을 설치하였습니다. 이 경우 간판설치비를 임대인에게 달라고 할 수 있나요?
(답변) 일반적으로 임대차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필요비와 유익비의 경우에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그에 수반되는 각종 권리행사(차임의 지급 거부 등)도 가능하며, 만약 임대차 만료기간까지도 임대인이 주지 않으면 유치권 행사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 청구의 요건은 한정적인데, 질의자의 경우 간판은 임차인의 특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지 임차물 자체의 보존이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투입된 비용이 아니므로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없습니다.


1. 임대인의 비용상환의무(임차인의 비용상환청구권)
임차인이 목적물에 관하여 비용을 지출한 때에는, 임대인은 다음의 구별에 따라 상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 필요비
(1) 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임대차의 종료를 기다리지 않고서 곧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이를 상환하여야 합니다(민법 제626조 제1항).
(2) 필요비는 임대인의 사용·수익하게 할 채무의 내용이므로, 그것은 모두 임대인의 부담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특약으로서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도 무방합니다.
(3) 필요비의 범위는 단순히 목적물 자체의 원상을 유지하거나 또는 그 원상을 회복하는 비용에 한하지 않으며, 목적물을 통상의 용도에 적합한 상태로 보존하기 위하여 지출된 비용을 포함합니다(예 지붕의 기와를 갈아 잇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 등).


나. 유익비
(1) 임차인이 지출한 유익비는 임대차가 종료한 때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이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임대인이 상환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임대인의 청구가 있을 때에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26조 제2항).
(2) .본래 유익비는 임대인이 지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목적물의 가치가 증가한 때에는 부당이득이 되어 상환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익비에 관한 입증책임은 임차인에게 있습니다(대법원 1962. 10. 18. 선고 62다437 판결).
(3) .유익비라고 할 수 있기 위하여서는 목적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목적물 자체의 가치를 증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예를 들어 가옥의 임차인이 도로의 포장비용을 지출한 때에도, 그것이 가옥의 가치를 증가시킨 한도에서 유익비가 될 수 있습니다.


다. 임차인의 비용상환청구권에 관하여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필요비 및 유익비의 상환청구권은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행사하여야 합니다(민법 제654조, 제617조).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통설), 따라서 6개월 내에 소를 제기하여야 합니다.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때이나, 유익비에 관하여 법원이 기한을 허여한 때에는, 그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기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필요비는 즉시 청구할 수 있으므로, 위의 제척기간과는 별도로 지출한 때로부터 보통의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2) 임차인은 비용상환청구권에 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민법 제320조), 유치권의 행사가 채권의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민법 제326조). 그러나 유익비에 관하여 기한을 허여받은 때에는 유치권은 생기지 않습니다. 임대차가 종료한 후에 점유할 권리 없음을 알면서 점유하는 때에는 불법점유가 되고, 그 후에 지출한 비용에 관하여는 유치권이 생기지 않습니다(민법 제320조 제2항 참조). 그러나 임차인이 임대차의 종료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불법점유로 볼 것은 아니므로, 따라서 유치권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3) 임차인에게 상환청구를 인정하는 필요비와 유익비는 임차물 자체의 보존이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투입된 비용에 한정됩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임차건물 부분에서 간이음식점을 경영하기 위하여 간판을 설치한 경우의 그 비용(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389 판결), 2층 사무실용 건물부분에 임차인이 삼계탕 집을 경영하면서 들인 비용(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다25738, 25745 판결), 일반점포를 임차한 자가 사진영업을 위하여 설치한 특수장치에 들인 비용(대법원 1948. 4. 12. 선고 4280민상352) 등은 필요비와 유익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4) 임차인의 비용상환청구권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은 아니며, 당사자 사이의 특약으로 이를 포기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민법 제652조, 대법원 1961. 11. 24. 선고 80다320·321 판결, 1998. 5. 29. 선고 98다6497 판결, 1996. 8. 20. 선고 94다44705 판결, 1995. 6. 30. 선고 95다12927 판결, 1998. 10. 20. 선고 98다31462 판결 등).


2.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가. 의의 :
이 권리는 임차인의 비용상환청구권과 더불어 임차인이 임차물에 투입한 자본에 대해 이를 회수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민법 제646조). 임차인이 임차물에 부가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것이 임차물에 흡수되어 임대인의 소유로 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임차인의 권원에 의해 부속되어 독립된 물건으로서 임차인의 소유로 되는 것입니다(민법 제256조 단서, 예를 들어 주택의 차양). 여기서 전자의 경우에는 임차인이 투입한 비용의 상환을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데, 이것이 민법 제626조의 비용상환청구권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그 부속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그 매수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데, 이를 민법 제646조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이라 합니다.


나. 요건 :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이 권리를 행사하려면, 첫째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어야 하고, 둘째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임차물에 물건을 부속시키거나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이어야 하며, 셋째 임대차가 종료된 때라는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다. 효과
(1)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은 형성권이며, 임차인의 매수청구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부속물에 대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매매와 유사한 법률관계가 성립합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반드시 이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임차인은 그 부속물을 철거하여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부속물의 철거권, 민법 제654조, 제615조).
(2) 건물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보다 정확히는 이를 행사함으로써 취득한 그 부속물의 매매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그 부속물, 나아가 임차건물에 유치권(민법 제320조)이 성립하는지에 관해서는, 비용상환청구권의 경우와는 달리 이를 부정합니다.
(3)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은 강행규정이므로 이를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무효입니다(민법 제65조). 다만 예외적으로 판례는 “임대차계약의 보증금 및 월 차임을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하고, 그 임대기간도 장기간으로 약정하고,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의 종료 즉시 임대건물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려고 하고 있으며 임대차계약 당시부터 임차인도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임대차계약시 임차인의 부속시설의 소유권이 임대인에게 귀속하기로 한 특약은 단지 부속물매수청구권을 배제하기로 하거나 또는 부속물을 대가 없이 임대인의 소유에 속하게 하는 약정 등과는 달리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82. 11. 9. 선고 81다1001 판결).


라. 부속물매수청구권을 부정한 사례
(1) 2층 사무실용 건물부분에 임차인이 주방 등을 만들어 삼계탕 집을 운영하면서 그 물건을 부속시킨 사안에서, “민법 제646조가 규정하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부속물이란 건물에 부속된 물건으로서 임차인의 소유에 속하고 건물의 구성부분으로는 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건물의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가져오게 하는 물건이라고 할 것이므로, 부속된 물건이 오로지 임차인의 특수목적에 사용하기 위하여 부속된 것일 때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95. 10. 8. 선고 93다25738, 25745 판결).
(2) “건물 자체의 수선 내지 증·개축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 자체의 구성부분을 이루고 독립된 물건이라고 보이지 않으므로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83. 2. 22. 선고 80다589 판결).
(3)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도 임차인이 위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판례는 부정합니다. 판례는 “임대차계약이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해지된 경우에는 임차인은 민법 제646조에 의한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없다.”고 합니다(대법원 1990. 1. 23. 선고 88다카7245, 7252 판결).


3. 임대인의 담보책임
임대차는 유상계약이므로 매매에 관한 규정이 준용됩니다(민법 제567조). 그래서 임대인은 매도인과 같은 담보책임을 부담합니다. 즉 임대차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그 권리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에 따라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고, 목적물의 수량이 부족한 경우 등에 있어서는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하자로 말미암아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는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게 됩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으로 하여금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며, 그 결과 목적물의 파손에 대한 수선의무를 부담하나, 이 수선의무가 있다고 해서 임대인의 담보책임이 배척되지는 않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임대인의 수선의무의 근거가 되는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특칙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대인의 수선의무의 유무에 불구하고 임차인은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준해서 임대인의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면한다는 임대차계약상 조항이 있다면(즉 특약), 임차인은 경우에 따라 이 담보책임을 임대인에게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